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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보석 디자이너가 온라인 전문 쇼핑몰을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한다.
여성 주얼리 전문몰 ‘캐럿투(www.carattwo.com)’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시스템주얼리 디자인연구소의 박은숙(50) 대표. 그녀는 한국 최초의 보석 디자이너다. 박 대표는 현재 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장 직을 겸하며 국내외 보석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대기업 산하 호텔의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그녀는 우연히 작은 다이아몬드가 빛에 반사된 아름다움에 반해 당시 한국 사회에서는 낯설었던 개념인 ‘주얼리 디자인’을 시작하게 됐다.
박 대표는 그 길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일본 히코미즈노 주얼리 컬리지에 입학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녀가 주얼리 디자이너로서 스타덤에 오른 계기는 1996년 공중파 방송에서 특집으로 기획된 ‘나훈아 빅쇼’였다. 그녀는 반지, 목걸이 등 기성 아이템으로 코디하는 개념을 벗어나 ‘입는 주얼리’라는 콘셉트의 ‘비상’이라는 작품으로 주얼리와 의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제작 비용이 당시 7억원에 달했다. 방송용 의상과 액세서리로서는 초고가 작품이었다.
“콘셉트를 기획하느라 3개월 정도 씨름했어요. 체중이 10kg 이상 빠졌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유행하는 콜라보레이션이라는 개념의 시초를 열었다는 점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어요.”
박 대표는 오랜 경험과 감각을 바탕으로 2010년 전문몰 ‘캐럿투’를 오픈했다. 캐럿투는 그녀의 독특한 디자인을 유지하며 온라인 시장의 특성에 맞에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국내에서 전파를 타고 있는 다수의 드라마에서 오랜 기간 캐럿투에 협찬을 요청할 정도로 제품의 우수성은 이미 입증됐다. 박 대표는 지금껏 자신의 제품으로 산업자원부에서 주관하는 ‘우수 산업 디자인상’을 14회 수상했다.
주력 제품이자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상품은 캐럿투의 법인명이기도 한 ‘시스템 주얼리’ 라인이다. 반지로 제작된 제품이 살짝 변형을 줌에 따라 목걸이의 펜던트가 되기도 하고, 귀걸이가 되기도 하고, 브로치나 머리핀이 되기도 하는 제품이다. 박 대표는 “사치품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주얼리의 인식을 변화시켜 보고 싶었다”며 “한 제품으로 다양한 활용을 할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밝혔다.
‘시스템 주얼리’가 추구하는 방향성에서 짐작할 수 있듯 박 대표는 형식, 비용 중심의 혼수 시장에 일침을 가한다. 그녀는 “시어머니가 재력의 과시나 체면 때문에 며느리에게 어울리지도 않는 반지를 해 줘서 장롱으로 향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 왔다”며 “세월이 지나 트렌드와 맞지 않거나 체형의 변화로 착용할 수 없게 된 제품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일을 수 년 전부터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달 있을 영국, 프랑스 전시회 준비로 여념이 없다. 그녀는 “한국의 감성을 담은 디자인으로 세계를 감동시키는 디자이너로 살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미니 인터뷰>
▲ 각각의 제품명이 독특하다.
‘영원한 마음’ ‘새로운 탄생’처럼 각각의 상품에 테마를 붙였다. 제품에게 존재감을 주고 싶었다. 다이아몬드가 상징하는 ‘불변’이라는 가치처럼, 주얼리는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다발과 같다. 제품이 가지는 상징과 가치가 그만큼 크다는 자부심으로 이름을 붙여주게 된 것이 캐럿투가 가지는 하나의 특징이 됐다.
▲ 유명 백화점의 입점 제안도 많을 것 같은데?
오래 전에 입점했었다. 그러나 거대 유통 플랫폼에 디자이너가 묶이게 되면 디자인을 하는 사고의 폭이 제한된다는 것을 실감했다. 2000년대 초반 홈쇼핑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때도 그런 점이 없지 않았다. 카페24(www.cafe24.com)를 통해 3년 전 오픈한 전문몰은 시공간의 제약도 없을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선보이고 싶은 디자인의 제품을 마음껏 어필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 디자이너, CEO, 각종 단체의 임원을 다 하면 휴식시간이 있나?
디자인이 좋아서 시작했고 몰입해서 하는 편이라 즐겁게 하고 있다. 최근엔 승마를 통해 체력을 보완하고 있다. 운동을 위해서 시작했다가 말과 교감하는 매력에 빠졌다. 지적 장애를 앓던 아이가 승마를 하고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승마 관련 제품에도 캐럿투의 감성을 담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아이디어가 휴식이다.
▲ 캐럿투의 발전 방향은?
주얼리는 단순히 소비되고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