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신길뉴타운 11구역 모습 |
올해 공급한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물량 중 일반분양분이 조합원분 보다 되레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조합원 매물의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데다 일반분양은 올해 연말까지 주어지는 양도세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조합원 매물은 공급 전에 주택형을 선점하기 때문에 층·향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초기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보통 자금이 필요한 조합원이 입주권을 내놓을 때 잔금까지 한번에 치르길 원하는 경우가 많아 매수자 입장에서는 목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건설사가 알선하는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일반분양은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으로 나눠져 자금 부담이 분산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타 추가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일반분양의 부담은 한층 줄어든다. 특히 올해는 조합원 입주권을 구입하면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일반분양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단순히 초기 부담이나 세금 혜택 외에도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되는 경우도 생겨 구입 위험도가높다. 바로 추가분담금 때문이다.
추가분담금이란 건설사가 조합원들에게 분양할 때 책정한 분양가에서 해당 조합원의 권리가를 뺀 금액으로 미분양, 사업 지연 등으로 사업의 권리가를 산정하는 비례율이 낮아질 경우 수천만원대의 추가 분담금을 더 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시장에 나오는 조합원 매물 가격은 통상 건물 및 토지에 대한 권리가에 추가분담금, 웃돈이 합산되어 결정되는데 추가분담금이 늘수록 당연히 부담은 커진다.
또한 조합원에게 주었던 이주비를 새계약자에게 전가하거나 유이자로 받았을 경우 입주 시 금융비용 등을 내야하는 경우도 있다.
조합 청산시 추가 비용이 들 수도 있고 조합원 권리를 승계한 사람들은 원 조합원과 달리 등기 시 취득세 등도 따로 내야 하는 등 덧붙는 돈이 만만치 않다.
올해 분양에 성공했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들은 이러한 조합원 매물보다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인기를 끌었다.
조합원 매물은 권리가액이 산정되는 시점에서 이미 어느 정도 시세가 형성되기 때문에 일반분양가가 저렴할수록 청약결과도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공급에 들어간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의 경우 전용면적 84㎡의 기준층 분양가는 5억3000만원 수준으로 조합원 분양가와 비교해도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84㎡의 조합원 분양가는 5억2000만원선, 일반분양가와의 차이가 1000만원이 채 나지 않아 굳이 양도세혜택을 못 받는데다 추가 부담의 우려도 큰 조합원 매물을 꺼려한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길동의 M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신길11구역 같은 경우 예비비를 많이 걷어뒀기 때문에 조합원 매물을 구입하려면 이에 따라 웃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전용면적 59㎡(25평형)의 일반분양가가 4억2000만원 정도인데 조합원 가격은 이보다 약 3000만원 가량 더 붙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인근의 C공인중개업소에서는 조합원 매물 거래를 한동안 관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신길 7구역의 경우 원래 분양가가 11구역보다 비싼데다 교회 하나를 철거하지 못해 명도 소송이 걸려 있는 등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조합원 권리가액에 마이너스 P가 붙는 등 문제가 조금 있다”며 “현재 가격이 싸게 나온 급매물 등을 중심으로 조합원 매매 거래가 간간히 이뤄지고는 있지만 활발하지는 않은 편”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청약이 잘 됐던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롯데건설이 용두4구역을 재개발해 선보인 용두 롯데캐슬 리치 역시 전용면적 84㎡의 기준층 일반분양가가 5억2000만원 정도였는데 이는 용두동 래미안 허브리츠의 현재 평균거래가인 5억6000만원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다.
현재 용두4구역의 같은 면적 조합원 매물 가격은 5억6000만원선에서 나와 있다.
용두동의 R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곳의 전용면적 84㎡ 조합원 매물을 구입할 경우 3억원 정도의 초기 자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분양의 초기 계약금이 10% 정도임을 감안하며 초기부담만 6배 가까이 차이나는 셈”이라며 “현재 조합원들도 입주 때까지 매물을 빼고 있는 상황이라 나중에는 웃돈이 더 붙어 나올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경우 온도 차이는 더 심하다.
아무래도 분양가격이 비싼 만큼 한번에 내야하는 목돈이 만만치 않은데다 차익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 폭이 크다 보니 일반분양의 인기가 남다르다.
실제로 올해 강남3구에서 분양한 재건축 2개 단지(래미안 잠원, 래미안 대치 청실)의 일반분양은 전부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된 바 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전용면적 84㎡의 조합원 물량이 추가 분담금까지 해서 11억7000만원 정도지만 일반 분양가는 11억4000만~11억7000만원 선”이라며 “발코니 확장이나 빌트인 가전 등이 포함된 조합원 물량이 좋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보통 1~2억원씩 가격이 뛰는 경우가 많은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경우 양도세 감면 혜택에 대한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데다 초기 수억원이나 되는 돈을 한번에 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분양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조합원 물량보다 가격이 저렴한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의 일반분양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의 전세가율이 높아지고 있어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자들이 늘고는 있으나 목돈이 한 번에 묶일 수 있고 추가
업계 전문가들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주택시장 호황기에 인기를 끌었던조합원 매물의 거품이 가시고 있는 추세”라며 “실수요자들이라면 현재 정부의 규제 완화정책 등이 확실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 부담의 리스크가 있는 조합원 매물보다는 안정적인 일반분양 물량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조성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