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규모와 임직원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재계 순위를 매기는 것이 어떨까"
정부나 노동조합 관계자의 발언이 아니다. 근대 자본주의의 핵심 산업으로 지목되는 금융계 수장이 한 발언이다. 바로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이다.
박 회장은 12일 서울시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고용 우선의 경제 운용'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대다수 사람들이 고용 창출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는 있으나 문제의 절박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고용 창출에 대한 고려가 아직 전 사회에 걸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고용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 서비스업 육성을 통한 내수 확충을 제시했다. 서비스업에서 계속해서 부가가치를 만들고 이익을 내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서비스업 육성의 걸림돌은 규제다. 서비스업이 고부가가치로 옮겨가야 하는데 규제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 서비스업은 물가와 직결돼 있어 이익이 많이 나면 가격 인하 요구가 커지고 규제가 적용된다"며 "부가가치를 키우는 방법은 서비스의 고급화인데 사회적 위화감에 대한 우려로 막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몇가지 규제만 풀어줘도 투자와 고용 증가가 바로 눈 앞에 보이는데도 이를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평했다.
또 경제 전반에 걸쳐 일자리에 초점을 맞추는 등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경제 운용을 하면서 고용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볼 필요가 있다"며 "각종 정책에 대해 다양한 영향 평가를 하는데 일자리에 대한 영향 평가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어떤 정책을 도입했을 때 일자리가 줄지, 늘지를 평가하자는 취지다.
박 회장은 "현재 재계 순위는 일반적으로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매겨지는데 이와 별도로 고용 규모와 임직원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재계 순위를 매기는 것은 어떨까"라며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기업을 순위화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는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최근 제기된 충남 삼성고 삼성 우선 배정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박 사장은 "지역 주민들이 못들어가서 그런건데 사실 삼성 직원들 자녀들도 절반도 못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 삼성고는 삼성그룹이 아산 탕정 지역에 설립한 기업 출연 자사고다. 삼성그룹은 삼성디스플레이 등 해당 지역 공장에 근무하는 직원 자녀들의 진학을 위해 충남도교육청에 학교 신설을 요청했지만 교육청이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기업 출연 자사고를 제안함에 따라 충남 삼성고를 설립했다. 설립 이전에는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고등학교는 충남외고가 유일했다.
그러나 충남 학생과 학부모 18명이 충남삼성고를 상대로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헌법 소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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