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 간의 한일전에서 한국이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 노선에서 두 나라 LCC의 수송분담 비중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또 양국 LCC간 비교에서는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들이 일본 국적 항공사의 실적보다 2배 이상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7월 3일 인천~도쿄 노선에 취항한 제주항공(대표이사 최규남)은 취항 1주년을 맞아 인천~도쿄를 비롯한 한일 노선의 수송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제주항공과 피치항공 등 두 나라 LCC의 수송분담률은 29.2%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같은 기간 8.9%보다 20.3%P, 2013년 20.4%보다 8.8%P 증가한 수치다.
한일 LCC의 5월말 기준 누적탑승객은 2012년 24만5000여 명(이하 환승여객 포함), 2013년 56만1300여 명, 2014년 75만6200여 명으로 연평균 76% 성장했다.
반면에 대한항공과 일본항공 등 기존항공사는 2012년 252만여 명을 수송했으나 올해 5월말까지 183만2400여 명을 수송하는데 그쳐 지난 3년간 매년 14%씩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일 양국간 관계 경색이 지속되며 두 나라 간의 여행객 감소가 원인이 됐지만 제주항공과 진에어, 피치항공과 바닐라에어 등 양국의 LCC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규노선 개설 및 증편 등 스케줄 편리성을 높이며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기존항공사의 환승수요 증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일본항공과 전일본공수 등의 환승률이 2012년 13.2%에서 2014년에는 22.4%로 증가했다.
제주항공은 이와 관련해 유럽이나 미주 등 장거리 여행을 위한 환승은 기존항공사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하지만, 단순히 양국 간 이동을 위한 항공여행은 LCC를 선호하는 측면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도쿄 나리타 노선의 경우 기존항공사는 2012년 81만7000여 명을 수송하며 95.7%의 분담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5월말까지는 55만6200여 명을 수송하는데 그쳐 분담률은 21.9%P 낮아진 73.8%를 기록했다.
반면 이 노선에서 제주항공과 바닐라에어 등 한일 LCC 비중은 3만6400여 명을 수송한 2012년 4.3%에서 올해는 19만7100여 명을 수송하며 26.2%를 기록, 21.9%P 늘었다.
2014년 인천~도쿄 노선의 수송실적을 항공사별로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21만4200여 명(28.4%)으로 가장 많았고, 대한항공 20만5100여 명(27.2%), 제주항공 9만6600여 명(12.8%), 일본항공 9만2900여 명(12.3%), 이스타항공 5만900여 명(6.8%), 바닐라에어 4만9500여 명(6.6%) 순이었다.
이처럼 두 나라 LCC의 빠른 성장 이후 기존항공사의 인천기점 노선 축소도 눈에 띈다. 일본항공은 2012년 이후 나고야와 오사카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고, 전일본공수 역시 비슷한 시기에 도쿄 하네다와 오사카 노선의 운항을 각각 중단했다. 접근성이 편리한 김포기점 도쿄 하네다와 오사카 노선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인 차원도 있지만 한일 여행객 감소와 함께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LCC의 공세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여행을 위한 전반적인 수요 감소가 나타나고 있지만 LCC의 성장세는 뚜렷한 가운데 단순히 도시 간 항공이동은 LCC를 선호하고, 환승을 위한 승객은 기존항공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 나라 LCC 가운데 한일 노선에는 제주항공이 2009년 3월 가장 먼저 정기노선을 취항했고, 이후 2010년 에어부산, 2011년에는 이스타항공과 진에어 등 국적 LCC의 일본 노선 취항이
또 일본 LCC는 2012년 피치항공과 에어아시아재팬이 각각 취항했으나 에어아시아재팬은 지난해 청산된 후 올 3월부터 바닐라에어로 이름을 바꿔 운항하고 있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 매경닷컴 여행/레저 트위터_mktour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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