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UNAOC-EF 서머스쿨’에 참석한 다국적 젊은이들이 EF 뉴욕 캠퍼스 내 버틀러(Butler Hall)홀 앞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EF(Education First)의 미션은 세계를 나누고 있는 언어, 문화, 지역의 장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수 십 여 년 동안 발전해 온 EF의 교육 시스템은 지금도 연령과 국적이 다른 수많은 이들이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Bertil Hult, EF 창립자)”
전쟁(기아, 난민), 종교간 대립, 여성인권 등의 문제를 알리고,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자 세계 각지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EF 뉴욕캠퍼스’는 원래 지난 2007년까지 뉴욕시 외곽의 여자대학(메리마운트 대학, 포담대학 부속)이었다.
1907년에 성공한 기업가 제임스 버틀러(James Butler)와 그의 사촌 어머니인 마리 조셉 버틀러(Marie Joseph Butler)에 의해 설립된 메리마운트 대학은 지난 1978년까지 입학 정원이 1112명에 달했다.
하지만 2004년 이후 844명으로 정원이 줄면서 2007년 마지막 수업을 끝으로 수천 명에 달하는 여성 리더들을 배출한 이 학교는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후 2008년 EF(Education First)가 이 학교를 매입하면서 이곳은 EF 국제언어센터와 EF국제아카데미로 재탄생됐다. 올 가을 EF 국제사립학교라 테리타운 인근으로 이전함에 따라 EF 뉴욕 캠퍼스는 EF어학연수 전용시설로 사용될 예정이다.
↑ [The institute of Narrative Growth CEO 마크 곤잘레스(Mark Gonzales)가 ‘Wagebeauty. Mind mapping the Future’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모든 것이 바뀌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교육’에 대한 신념은 남았다. 되레 미국 내 여성으로 한정됐던 것을 범세계적으로 넓혔다. 일 년 열두 달 EF 뉴욕 캠퍼스는 어학연수를 온 비(非)영어권 학생들로 작은 지구촌을 형성한다.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는 8월이면 UN 산하 UNAOC(The United Nations Alliance of Civilizations)와 글로벌 교육 기업 EF가 공동 주최하는 ‘UNAOC-EF Summer School(이하 UNAOC-EF 서머스쿨)’도 이곳에서 열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지난 8월 16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열린 올해 서머스쿨에는 70여 개국 75명의 젊음 피(만 18세~35세)가 각국을 대표해 이곳에 모였다.
이들은 국제적인 주요 이슈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발표하고 토론하며 평화로운 지구촌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또 낯선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며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깜냥을 키웠다.
↑ [70여 개국에서 온 75명의 다국적·다인종의 서머스쿨 참석자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평생 잊지 못할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
빽빽이 적힌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지칠 법한데 난민 캠프에서 태어나고 자라 현재도 그곳에 머물며 지뢰제거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네투 라라바스 수에닷(Minetu Larabas Sueidat, Sahrawi)이나 NGO 소속으로 아이들을 위한 교육봉사활동을 위해 ‘Children of Saint Petersburg’를 창설한 다리아 유바레바(Daria Zubareva, Russian Federation)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이곳에서 국적, 나이, 성별은 불문이다. ‘혼자’가 아닌 ‘같이’를 추구하는 참가자들 전원은 마치 오랫동안 힘든 여정을 함께해온 듯 동료 이상의 무엇인가를 느끼는 듯 보였다.
서머스쿨에 참가한 총 70여 개국 중 한나라에서 두 명 이상이 참석한 나라는 이스라엘과 한국뿐이다.
사회적 폭력으로부터의 여성 인권을 보호하고자 설립된 여성의 전화 대구지부에서 근무 중인 김소정 씨(24)와 탈북자 지원을 펴기 위해 청소년단체 ‘하나(HANA·Hankuk Association of National Accordance)’를 창설하게 된 이하경 양(용인외고 3학년)이 주인공이다.
오는 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대학원 과정(Anthropology and Sociology of Development)에 진학을 앞둔 김소정 씨는 “졸업 후 NGO 혹은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며 “현재 인권 분양에 관심이 크다. 2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로부터 배운 것들을 토대로 한국에서 NGO 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2014 UNAOC-EF 서머스쿨’에 참여한 이하경 양(左)와 김소정 씨(右)] |
이하경 양은 “고3이라는 위치 때문에 서머스쿨에 참석하는 게 부담됐던 건 사실이지만 막상 같은 꿈을 가진 동료들과 만나고 나니 교과서에 없는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됐다”며 “훗날 새터민 주민들이 한국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2014 UNAOC-EF 서머스쿨은 지난해보다 한층 더 성숙했다는 평이다. 올해는 참여 인원이 75명으로 지난해(100명)보다 다소 줄었지만 참가자들과 연사들 사이의 소통은 오히려 좋아졌다.
인원이 줄다 보니 긍정적인 사회변화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 선발과정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그래서일까. 올해는 당장이라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채비를 갖춘 참가자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특히 올해는 자신들의 지식과 기술, 경험, 문화 등을 동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세션들이 여럿 마련됐다.
EF 코리아 윤선주 지사장은 “70여 개국에서 온 다양한 참가자들이 전 세션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모습을 보니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 같아 든든했다”면서 “무엇보다 75명의 인원 속에서 제몫을 다하는 두 명의 한국 참가자들을 보니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윤 지사장은 또 “앞으로 ‘UNAOC-EF 서머스쿨’이 한국, 세계 각국에 널리 알려져 청년들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해소하고, 교육을 통해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데
한편, EF의 한국 지사인 EF 코리아는 1988년 서울 올림픽 공식 외국어 교육기관으로 선정된 이후 현재 서울 강남과 강북, 대구, 부산에 사무소를 두고 국내 많은 학생들의 수준 높은 외국어 교육과 커리어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뉴욕 테리타운 =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