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는 최근 장애인 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은 생색내기에 불과합니다.
금융권의 장애인 고용실태를 김수형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전순영이었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고객에게 웃음까지 전하는 콜센터 상담원 전순영씨는 지체장애 2급의 장애인입니다.
약간 부자연스럽긴 해도 또박또박 천천히 상담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눈치채기 어렵습니다.
동료들은 순영씨가 장애를 갖고 있다는 생각을 별로 가질 때가 없다고 말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오히려 자극을 받기도 합니다.
인터뷰 : 이은정 / 농협콜센터 상담원
- "올 때마다 제일 먼저 와 있었어요. 저도 조금 일찍 오는 편인데. 항상 일찍 와서 출근하고 다른 사람보다 더 모범적인 것 같아요."
순영씨의 꿈이 있다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이 더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 전순영 / 농협콜센터 상담원(지체장애2급)
- "몸이 불편한 것은 안보이잖아요. 말 잘하면 되니까. 몸 불편한 장애인들을 많이 채용해줬으면 좋겠어요. 별로 불편한 것이 없기 때문에..."
하지만 금융기관을 통틀어 장애인 직원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지난해말 현재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은 0.52%. 기업 산업 수출입은행은 0.47%에 불과합니다.
은행들은 고객의 돈을 취급하는 업무의 특성상 장애인 채용의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은행 관계자
- "다수 대중을 상대하는 업무이다보니까 장애인 고용비율이 낮았던 것 같습니다."
50인 이상 근로자 기업은 직원수의 2%를 장애인으로 채우도록 규정한 장애인고용촉진법은 있으나 마나합니다.
법을 어기더라도 1인당 50만원씩 부담금만 내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정화원 / 한나라당 의원
- "7~80만원으로 높이는 것이 기업을 참여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발적으로 고용비율을 채워줬으면 좋겠다하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요즘 은행들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각종 장애시설들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은행 내부에는 장애인이 없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