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거든 향기롭지나 말던지
향기 그윽하면 곱지나 말던지
뜨락모퉁이 파란하늘 산들바람에
그윽한 허브향기로 하늘거리며
아름다운 입술로 사랑을 속삭이며
가을하늘을 유혹하고 있었다.』
SNS에서 아름다운 야생화 사진과 마음을 울리는 시 구절로 잔잔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CEO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초미니 공기청정기 개발로 연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오니스 장석운 대표입니다. 매일 점심시간마다 산행을 하며 길목마다 수줍게 웅크리고 있는 야생화들을 시에 담는 그는 사실 30년 간 엔지니어라는 외길만을 걸어온 사람입니다. 반평생 기계를 만지고 살아온 그는 USB형 공기청정기, 플러그용 공기청정기, 스마트폰용 공기청정기 등 초미니 공기청정기를 개발하며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현대판 이태백’, 시 쓰는 CEO 장석운 대표의 인생엔 어떤 스토리가 녹아있을지 MBN ‘정완진의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고귀한 다섯 가지 비밀)’ 제작진이 직접 만나봤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을 무척 좋아했던 그는 단 한시도 책을 놓은 적이 없는 문학 소년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대학에서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이성과 감성을 두루 갖춘 소유자이기도 했습니다. 장석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의 정보기기 연구소에 엔지니어로 입사하며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항상 남다른 아이디어로 두각을 나타냈던 장석운 대표는 80년대 초반, 팩시밀리와 프린터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복합기를 만들어내는 등 금성사에서 핵심 인재로 부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직장생활 10년 차, 돌연 창업을 결심하게 됩니다. 누구나 부러워할 정도로 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탄탄한 회사였기에 지인들은 그의 결정을 모두 만류했습니다.
“항상 도전의식이 제 마음속 깊이 꿈틀거리고 있었어요. 10년 동안 일하면서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 개발에 앞장선 것도 그 때문이에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내 사업, 내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훨씬 더 재밌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재미있게 살아보자! 그게 창업의 이유였어요.”
그렇게 1993년 창업에 뛰어든 그는 자신에게 의뢰가 들어오는 제품들을 만들어주는 형태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그가 만든 제품들로는 홈 팩스, 산업기기 로봇 시스템, 위조지폐 인식기, 지폐계수기, 무선핸드프리 등이 있습니다.
공기청정기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크기가 작은 공기청정기 제품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부터였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라면 더 작고, 더 기능이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곧바로 제품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그때가 2006년 무렵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의 40~50% 정도가 아토피, 비염 환자라는 보도가 나오며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기 시작했는데, 공기 오염이 주원인이었죠. 지금도 이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죠. 공기청정기 사업은 사회에도, 국가에도, 지구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인 것 같아 자부심을 갖고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몇 개월간의 치열한 연구개발 끝에 기존의 슬림형 공기청정기보다 3분의 1 이상 작고, 음이온 발생량은 더 많은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최경량의 최소 사이즈였으며 판매가도 2만 원대에 출시할 정도로 저렴했습니다. 2만 원이란 가격에 파는 그를 보며 다들 미쳤다고 했지만, 저소득층 서민들도 제품을 쓸 수 있게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누구나 맑은 공기를 마실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가형으로 내놓은 이유는 세상을 맑고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목표와 더불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플러그형, USB용, 차량용, 휴대용 4가지 획기적인 공기청정기를 내놓은 장석운 대표는 국내는 물론 미국, 동남아 등에도 수출하며 사업을 키워나갔습니다. 그렇게 공기청정기 업계에서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자, 2009년 무렵엔 미국의 한 업체에서 공기청정기와 LED 조명을 결합한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해오게 됩니다. 장석운 대표는 곧장 제품 개발에 착수했고, 공기청정기와 LED 조명을 결합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게 됩니다. 미국 시장에 출시된 지 불과 15일 만에 30만 달러를 판매하고, 월 100만 달러 주문이 연이어 들어오면서 순식간에 돈방석에 앉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죠. 국내의 한 동종업체가 자신의 제품을 베꼈다면서 특허권 침해 소송을 걸어왔습니다. 자신들이 먼저 제품을 개발했는데, 제가 그걸 베껴서 미국에 출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코가 막히고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50억까지 커졌던 사업은 순식간에 5억 규모로 줄어들었습니다. 소송에서 승소하기까지 정말 인생에서 가장 긴 터널을 지나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말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지루한 법정 공방전은 무려 2년 간 지속됐고, 2012년 11월 마침내 그의 승소로 극적인 마무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동안 생긴 습관이 점심시간에 산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산행을 하는 시간만큼은 속세를 떠나 사색에 잠길 수 있었고, 힘든 시간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길목마다 피어있는 아름다운 야생화들을 사진으로 담아 SNS에 올리며,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시들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그는 ‘야생화 시인’, ‘관악산 시인’으로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와 더불어 다시 새로운 공기청정기 개발에도 착수하며, 사업 확장을 꾀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8월에는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차단하고 공기청정기 기능을 가진 ‘스마트 공기청정기’를 개발하며 새 출발을 선언했습니다. 매출은
시 쓰는 CEO, ㈜이오니스 장석운 대표의 우여곡절 많은 인생 이야기는 10월 11일 토요일 오전 4시 55분 MBN ‘정완진의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고귀한 다섯 가지 비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