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리턴'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논란이 벌어진 지 5일 만이다.
12일 조 회장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1층 로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나타난 뒤 시종일관 침통한 목소리로 회견에 임했다. 기자들의 날선 질문에도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 회장은 지난 9일 IOC총회 참석 후 귀국하는 자리에서 사과의 뜻을 밝힌 적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벌 총수가 자녀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갖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또한 조현아의 아버지로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다시 한번 바란다. 나를 나무라 달라. 나의 잘못이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조현아 부사장이 이번 논란의 책임을 지고 조만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국토부와 검찰의 조사 결과와 상관 없이 조현아를 대한항공 부사장직은 물론 계열사 등기이사와 계열사 대표 등 그룹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향후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본 바 없다"고 답했다. 또 사과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 아니냐는 지적과 일반인이
조현아 전 부사장도 이날 오후 국토부 조사에 출석하면서 대국민 사과와 모든 직책 사퇴를 밝힐 예정이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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