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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양양 대명쏠비치에서 열린 임원 신년 워크숍 회의에서 티몬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워크숍에서는 티몬 본입찰과 관련해 실무진 프리젠테이션과 회의가 진행됐으며 실사 현황 보고를 들은 임원들은 일제히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동통신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최근 티몬의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돼 CJ오쇼핑과 KKR사모펀드 운영사 등 다른 적격 인수 후보들과 함께 실사에 들어갔다. 한 달간의 실사가 막바지에 들어간 상황에서 각 사간 본입찰 참여 여부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이다.
LG유플러스가 티몬 인수 계획을 철회한 데는 무엇보다 높은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티몬의 시장평가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인 상황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 50% 이상을 매입하려면 인수가가 1조원이 넘는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 본입찰 경쟁구도가 'LG대 CJ'라는 기업 대결로 번진 상황에서 입찰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인수가가 예상치를 훨씬 상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높은 인수 가격에 비해 티몬의 실적 악화도 부담이다. 지난 2013년 티몬은 매출액은 1149억원, 영업손실은 708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은 티몬이 지난해도 적자 행진을 면치 못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 알려진 지난해 티몬의 취급고는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온라인 마켓의 급성장에 따라 덩치는 매년 비대해지고 있지만 이익은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티몬의 적자 경영은 그루폰이 1년만에 '티몬 재매각'에 나선 주요 원인으로도 꼽힌다. LG유플러스가 만약 티몬 인수에 나설 경우 높은 인수가 외에도 적자를 그대로 떠안게 돼 사업 구도 재편에 나설 수 밖에 없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평가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티몬 인수를 통해 자사 이동통신서비스와 소셜커머스를 통합해 새로운 형태의 e커머스(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이통 경쟁사인 SK텔레콤이 SK플래닛의 오픈마켓인 11번가와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시너지를 낸 만큼 향후 LG유플러스가 티몬을 인수하면 이통사간 온라인 마켓 경쟁에 불이 붙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돼 왔다.
하지만 현재 LG유플러스가 운영 중인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나우가 대형 유통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해 소셜커머스와의 제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만큼 티몬 인수가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나우는 KG이니시스와 더불어 최다 가맹점을 보유하는 등 국내 간편 결제 서비스 분야에서 수위권”며 "전자결제 사업은 결국 가맹점 수가 좌지우지하는데 티몬을 인수할 경우 쿠팡과 위메프 등 경쟁사와의 관계 정리는 물론 온라인 마켓을 운영 중인 홈쇼핑, 백화점, 마트와의 관계도 틀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주주 자리를 쉽게 차지할 수 없는 것도 LG유플러스에게는 티몬 인수 매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루폰이 처음부터 경영권이 아닌 지분 매각을 고려 중이라고 밝히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얹혀지지 않는 이상 쉽게 대주주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실사에 들어간 현재까지 그루폰이 뚜렷한 입장 정리를 내지 않으면서 단순 지분 투자가 아닌 완전 인수를 원하는 대기업엔 회의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사모펀드와 달리 LG유플러스와 CJ오쇼핑 등 대기업은 기존 자사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라도 경영권 획득이 주 목표가 될 수 밖에 없다.
한편 지난 2010년 국내 최초의 소셜커머스 업체로 시장에 등장한 티몬은 이듬해 미국
LG유플러스 측은 "이 건과 관련해서는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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