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벗어난 외국인 여자 은행원 삼총사, 그 비밀은?

【 앵커멘트 】
요즘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 되기란 사실 하늘의 별 따기죠.
그것도 낯선 외국인 여성이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는 은행권에서 말입니다.
놀라운 영업실적을 보이며 정규직의 꿈을 이룬 외국인 여자 은행원 3총사를 김한준 기자가 만났습니다.


【 기자 】
오전 10시, 고객을 맞을 채비를 하는 직원들

"안녕하십니까? 우리은행입니다."

여느 은행지점과 다를 바 없지만, 업무가 시작되자 낯선 외국말이 들립니다.

외모가 조금은 낯설고, 한국말도 서툰 이 직원은 인도네시아 출신 멜다 씨입니다.

재작년 말 환전 송금, 통역과 같은 단순 업무를 위해 파트타임으로 채용됐습니다.

하지만, 멜다 씨는 하루 5번씩 기도를 하는 이슬람 교도를 위해 은행 내에 따로 기도방을 만드는 등 무슬림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섰습니다.

▶ 인터뷰 : 다단 / 인도네시아인
- "정말 저희 무슬림에게 편하고 친절해요. 인도네시아 직원도 있어서 정말 좋아요."

미용자격증이 있는 중국인 동포 송계지 씨는 금융 상품뿐 아니라 미용 상담까지 덤으로 해주며 조선족 고객을 끌어들였습니다.

친절한 이들의 소문을 듣고 멀리서 찾아오는 고객도 늘었고, SNS 친구 숫자는 상상할 초월할 정도입니다.

▶ 인터뷰 : 멜다 / 우리은행 인도네시아인 직원
- "좋은 휴대전화는 (배터리가) 하루 가는데 이거(다른 휴대전화)는 몇 시간이에요. (하루) 백 명 전화는 기본이에요. 문자 그런 거는 (정말 많아요)…."

▶ 인터뷰 : 송계지 / 우리은행 중국인 직원
- "친구 추가해서 카톡으로 문의하시는 분들 많으시고요. 친구에서 또 친구를 소개해줘서 휴대폰 번호 알려줘서 친구 하는 분들도 많으시고 그러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똑순이'로 통하는 중국 동포 오림정 씨는 국내 은행원도 따기 어렵다는 외환전문역 자격증을 따낸 능력자입니다.

▶ 인터뷰 : 오림정 / 우리은행 중국인 직원
- "나는 전문가야 이런 식으로 (자신감 있게) 접근하니까 고객님들도 더 신뢰성 있게 듣고…."

이 세 명의 외국인 여직원 덕분에 이 지점의 고객 수는 2년 만에 2만 명 가까이 늘었고, 수신고도 1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주변에 많은 은행들이 있지만, 이 지점의 실적이 단연 두드러졌습니다.

결국, 이들 외국인 여자 은행원 3인방은 올해 초 꿈에도 그리는 한국의 정규직이 됐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beremoth@hanmail.net]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