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선호 현상 속에 노인 진료비 부담까지 3배로 치솟으면서 동네병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수십 년간 주민들과 함께하면서 3대에 걸쳐 환자들의 가족력까지 관리해 주는 사랑방 병원이 어려운 동네병원들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진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방이동의 한 동네병원입니다.
진료과목은 가정의학과 한의학.
"기침이 안 끊어져요. 안 끊어져. (왜 안 오셨어요?) 그러게, 올 시간이 없었어."
김철수 원장이 동네병원을 차린 건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27년째 한 곳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을 찾는 환자들 대부분은 단골손님으로, 몸무게 10kg이던 어린 환자들이 어느덧 성인이 됐습니다.
"화상을 입어서…. 여자아이인데, 흉터없이 다 나아서 어머니가 굉장히 기뻐했던 아이예요."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다니는 가족 단골이 많다 보니, 가족 병력은 물론 집안사까지 꼼꼼하게 파악하고 있어 안심됩니다.
▶ 인터뷰 : 손엽길 / 손님
- "가족이랑 한꺼번에 같이 왔어요. 상담할 일이 있어서요. 여긴 꼭 아파서보다도 몸이 좀 컨디션이 안 좋으면 상담하러…."
하지만, 요즘 김 원장에게 고민이 생겼습니다.
중년이었던 고객들이 노인이 돼 치매에 걸리는 일이 종종 생기면서, 치매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철수 / 동네병원 원장
- "치매가 되신 분들 보면 안타까워서 한약으로 어떻게 하면 효과가 있을까 하고…. 제 단골들이 겪는 아픔을 많이 느끼다 보니까 관심을 가지게 된 거죠."
오랜 세월, 지역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사랑방 병원이 무너져가는 동네병원의 새로운 해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
영상취재: 배완호 기자·김연만 VJ
영상편집: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