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년이 채 안 된 아기들의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과는 '잠'이다. 아이들은 자는 시간 에너지가 축적되고 뇌 활동이 활발해진다고 알려져있다. 독일 연구진이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냈다. 이들은 실험을 통해 낮잠을 잔 아기들은 기억력이 좋을 뿐 아니라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이 뛰어남을 발견했다. 적절한 낮잠이 아기의 머리를 똑똑하게 한다는 것이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인간인지·뇌과학연구소와 독일 튀빙겐대 공동 연구진은 생후 1년 안팎의 아기들이 낮잠을 자고 나면 뇌 활동이 활발해져 기억력과 인지능력이 발달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생후 9~16개월 된 36명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세모 두개를 겹쳐 마름모 형태로 된 도형에 특정한 이름을 붙인 뒤 반복적으로 들려줬다. 또한 색과 모양을 약간 바꾼 도형에도 새로운 이름을 붙여 들려줬다. 가령 세모 두개를 겹친 마름모 형태와 비슷한 범주의 도형은 모서리 색을 조금 변화시킨 마름모가 된다. 형태는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도형을 만들어 아기들을 헷갈리게 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처럼 특정한 도형 6개를 만들어 아기들에게 반복적으로 보여준 뒤 18명은 2시간 낮잠을 재우고, 나머지는 깨어있게 했다.
이후 아기들에게 뇌파를 측정하는 장치를 머리에 씌운 뒤, 도형을 보여주며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실험 결과 낮잠을 잔 아기들은 대조군 아기들과 비교했을 때 도형의 형태와 이름을 상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또한 조금 변형시킨 도형들을 하나의 범주로 묶는 능력도 뛰어났다. 색이 다른 마름모 형태의 도형 두개를 하나의 범주로
연구진은 "낮잠을 잔 아기들의 신경세포에서는 뇌파가 1초에 10~15회나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정도의 활동력은 성인에게서 기억력을 강화할 때 나타나는 움직임으로 알려져있다”고 설명했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