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반도체 기술 유출 혐의로 자사 출신 삼성전자 임원을 고발해 대만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정보기술(IT) 매체인 EE타임즈는 최근 TSMC 임원 출신인 딕 서스턴을 인터뷰하고 이같이 보도했다.
소송의 당사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재직중인 량몽송 부사장이다. 량몽송은 삼성전자로 이직하기 이전 TSMC에서 17년간 연구개발 담당 임직원으로 근무한 반도체 전문가다.
TSMC는 량몽송이 경쟁사 이직 금지 조항을 어겼으며 삼성전자에 영업 기밀을 불법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량몽송은 지난 2009년 TSMC에서 퇴직한 뒤 성균관 대학교에서 교수로 근무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엔지니어들을 교육했다. 이후 경쟁사 재취헙 금지 기간이 지난 2011년부터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 입사해 CTO를 맡아왔다.
해당 기간 중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세 공정에서 IBM의 U자형 실리콘 게르마늄을 TSMC와 유사한 다이아몬드 형태로 바꿨고 TSMC는 이 과정에서 자사 고유 기술이 삼성전자에 불법으로 이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4나노 핀펫 등을 통해 미세화 공정에서 TSMC를 제칠 수 있었던 것도 이에 근거한다는 지적이다.
소송은 지난 2011년 제기돼 지난해 4월 내려진 2심 판결까지 TSMC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대법원 판결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딕 서스턴은 인터뷰에서 "량몽송에 대한 소송은 모리스 창 TSMC 회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삼성전자와 다른 회사에 경고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은 소송의 직접적인 대상이 아니지만 량몽송이 변호사를 고용하고 진술서를 제출하는 등 도움을 줬기 때문에 재판과 연관돼 있다”고 전했다.
이번 소송이 TSMC와 삼성전자의 기술 유출 분쟁으로 비화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TSMC와 량몽송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만 대법원에서 량몽송의 기술 유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할 경우 소송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한편 EE타임즈에서는 이번 소송을 놓고 자국 인재 유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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