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서울시에 올해 첫 황사주의보가 발령됐다. 22일 저녁에는 경상도 일부를 제외한 지역에 황사 특보가 발효됐다. 연휴가 끝나고 일상이 시작되는 23일에도 황사 영향으로 전국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상태일 것으로 예상된다.
누런 색깔 모래알’이라는 뜻의 황사는 석영,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들어 있는 흙먼지다. 대기에 떠다니는 먼지의 양은 평균 4배, 한 사람이 흡입하는 먼지의 양은 평소보다 3배 많아진다. 중금속 성분도 종류에 따라 2~10배 많아진다.
이 먼지가 사람의 호흡기관이나 눈에 침투해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과 결막염, 안구 건조증 등 눈병을 일으킨다.
황사가 밀폐된 공간인 자동차 실내로 유입되면 운전자 건강을 해친다. 한번 들어오면 잘 빠져나가지 않은 채 실내를 떠다니고 시트나 매트에 쌓인다.
황사 현상이 심할 때는 기관지염 환자나 천식 환자, 평소 눈이 약한 운전자는 외출할 때 황사 차단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게 좋다. 운전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황사 유입도 차단해야 한다. 창문을 닫는 것은 기본이고 흡입공기 조절 장치를 외부 공기 차단 모드로 바꿔야 한다. 물을 많이 마셔 노폐물을 빨리 배출하는 것도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황사는 자동차에도 ‘독’이다. 자동차 외관을 더럽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부품을 손상시켜 사고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앞 유리에 쌓인 황사를 없애지 않은 채 워셔액을 뿌리고 와이퍼를 작동하면 유리에 미세한 흠집을 낸다. 흠집이 심할 경우 운전 시야를 방해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와이퍼 고무도 쉽게 손상된다. 황사를 털어낸 뒤 워셔액을 충분히 뿌리고 와이퍼를 작동해야 흠집도 막고 운전 시야도 깨끗하게 확보할 수 있다.
미세한 입자로 구성된 황사는 자동차 내부에 들어와 부품을 손상시킨다. 새 차인데도 엔진소음이 많이 나고 연비도 좋지 않다면 먼지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황사가 자주 발생할 때는 정비업체나 세차장 등지에서 압축공기 청소기로 에어클리너 필터 등 각종 장치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게 좋다. 엔진 연소실로 들어가는 공기를 깨끗이 걸러주고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공기청정기가 먼지 등으로 오염되면 흡입 저항이 발생해 출력이 낮아지고 연료도 많이 소모된다.
불완전 연소로 유해 성분이 많은 배출가스가 발생하기도 한다. 평소보다 엔진소음이 많이 나고 연비도 좋지 않다면 황사나 먼지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차 내부로 미세먼지와 유해가스가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에어필터를 평소보다 빨리 교체하는 것도 괜찮다. 에어필터 교환 주기는 1만5000㎞ 정도지만 먼지가 많이 발생했을 때는 오염 속도가 빨라진다. 요즘 나오는 에어필터는 먼지만 잡는 기존 제품과 달리 세균까지 제거해준다.
차 내부에 쌓인 먼지나 황사 찌꺼기를 없앨 수 있도록 실내도 세차해야 한다. 평소 보닛을 자주 열어 에어클리너 필터에 낀 먼지와 각종 전기장치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야 한다.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