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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3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보다 0.25%포인트 낮춰 연 1.75%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기준금리가 1%대에 진입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무엇보다 저물가 지속으로 국내 경제에 대한 디플레이션(저물가 상태가 오래 지속돼 경제가 활력을 잃는 현상)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4일 "저물가 상황이 오래 지속돼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9일에는 "경제의 회복속도가 미약하며 경기를 유지하거나 보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 한 바 있다.
국내 경제를 보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2년 이후 커지고 있으나 수출 지표 개선은 미흡한 상황이다. 소비자물가는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수출 증가율은 연간(전년 동기 대비) 기준 2013년 2.1%, 2014년 2.4%를 기록했다. 분기로는 지난해 1분기 1.6%, 2분기 3.2%, 3분기 3.6%, 4분기 1.2%를 나타냈다. 월 단위로는 작년 10월 2.3%, 11월 -2.7%, 12월 3.1%, 올해 1월 -0.7%, 2월 -3.4%로 감소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소비는 부진했다. 10월 소매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2% 줄었다가 11월에는 1.0%, 12월중에는 4.6% 각각 늘어 증가하는 듯 했다. 하지만 1월(-3.1%)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향후 성장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설비투자(설비투자지수)는 지난 11월 10.4%, 12월 15.0%, 그리고 올해 1월 14.3% 늘어 플러스 증가율을 유지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1월중 7.1%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11월 -9.4%, 12월 -3.2%, 1월 -2.9%로 부진을 이어갔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월(99.9)과 11월(99.8) 기준점을 밑돌다가 12월 100.1, 1월 100.2를 기록, 기준점 100을 웃돌고 있으나 상승폭은 적다. 통상 이 지표가 100을 밑돌면 현재 경기상황이 불황 국면에 놓인 것으로, 100을 웃돌면 그 반대로 해석된다.
물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월 0.8%, 1월 0.8%, 2월 0.5%를 기록해 0%대를 지속했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같은 기간 2.6%로 소비자물가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는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 완화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가계대출은 1029조3000억원으로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금리가 하락하면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다소 줄어든다.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전면적인 양적완화 발표 등에 따른 환율전쟁 심화도 기준금리 인하에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소비자물가가 상당히 낮은 수준인 점 등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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