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달라는 고객을 보험 사기범으로 모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습니다.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고 보험사가 소송을 남발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보험사의 어두운 면을 먼저 정설민 기자가 고발합니다.
【 기자 】
사업가 홍 모 씨는 2001년 당뇨에 걸려 양발이 괴사하더니 한쪽 눈이 멀기 시작했습니다.
질병 보험에 가입했던 홍 씨가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사는 덜컥 사기 혐의로 경찰에 진정을 냈습니다.
통원치료가 가능한데, 불필요하게 입원했다는 겁니다.
수사결과 무혐의, 그러자 보험사는 검찰에 고소했고 끝내는 고등법원까지 갔지만 역시 무혐의였습니다.
▶ 인터뷰 : 홍 모 씨 / 보험 가입자
- "끝까지 보험 해지시킨다고 그랬습니다. 지속적으로 보험금을 수령받다 보니까 아까웠겠죠."
이후 뇌경색으로 두 차례 수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사는 또 고소를 했습니다.
검찰과 경찰 수사에 시달리던 홍 씨는 결국 보험을 해지했습니다.
▶ 인터뷰 : 홍 모 씨 / 보험 가입자
- "공권력으로 인해서 보험 해지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이길 수가 없습니다."
6년 전 주부 임현숙 씨도 관절염 등으로 수술을 받고 보험금을 받았지만, 보험사는 애초 보험계약이 잘못됐다며 소송부터 걸었습니다.
1심에선 임 씨가 이겼지만, 보험사는 다시 항소했습니다.
▶ 인터뷰 : 임현숙 / 보험 가입자
- "소비자가 이겼을 때는 소비자한테 이득이 가고 회사가 불이익을 당해야 하는데 소송해서 그냥 안되면 말고 되면 좋고…."
보험사가 보험금 반환을 목적으로 소송을 거는 건수는 매년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9백 건을 넘어서는 등 이제는 고객이 왕이 아닌 '을'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