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다시 태어나도 지금 아내와 결혼하겠습니까?” 유재석이 박명수에게 물었다. “네”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빨간색 불이 들어오며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거짓말(?)이었다. 최근 방영된 한 예능 프로그램 거짓말탐지기 장면이다.
내달 1일 만우절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 거짓말 탐지기는 이처럼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미묘한 신체 변화를 감지해 진실과 거짓 여부를 알아낸다.
거짓말탐지기가 주목하는 변화는 바로 우리 몸의 ‘교감신경’ 활성화다. 깜짝 놀라거나, 공포를 느낄 때 활성화되는 교감신경은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신체에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다. 김희송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생리과장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 반응은 숲속에서 맹수를 만났을 때와 비슷하다”며 “동공이 떨리고 심박수나 혈압이 높아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TV에서 자주 등장하는 반구 모양 거짓말탐지기는 손바닥 저항을 빠른 시간 안에 측정하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땀이 발생하는데 이 기기에 손바닥을 올리고 있으면 전기를 조금씩 가하면서 바뀌는 저항을 확인하게 된다. 민감도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고 해서 거짓말로 단정짓기 힘들다.
실제로 거짓말탐지기는 ‘증거’로 활용될 수 없다. 고도로 훈련 받은 사람은 거짓말탐지기 변화를 피해갈 수 있다. 정직한 사람도 긴장하면 거짓말 할 때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대신 ‘숨김정보검사’를 활용하면 증거로도 채택될 수 있다. 숨김정보검사란 용의자에게 “당신이 이 사람을 살해했습니까?”라고 바로 묻는 ‘일반정보검사’와 달리 여러 사람 얼굴 속에 피해자 얼굴을 끼워넣고 보여주는 것이다. 만약 용의자가 편의점A에서 B라는 사람을 상대로 물건 C를 훔쳤다고 가정해 보자. 용의자에게 A가 포함된 여러 편의점 사진과 B가 포함된 사람들, C와 함께 다양한 물건을 보여준다. 이때 A, B, C를 봤을 때 특정한 감정 변화가 나타난다면 가해자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뇌파는 물론 거짓말을 했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알아내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김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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