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타난 한국의 수출 부진이 중국의 성장방식 변화, 저유가 지속, 원화 강세 등에 따라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수출 부진, 장기화될 가능성 크다’는 보고서에서 “구조적인 부진요인들을 고려해 본다면 올해도 수출이 경기를 이끄는 힘이 매우 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관 기준 수출은 올해 1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해 지난해 말부터 뚜렷한 하강 흐름을 보이고 있다. 1∼2월 수출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10% 하락한 반면 수출물량은 1.9% 증가한 데서 보이듯 단가 하락이 수출 부진의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수출제품 중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석유제품·화학제품의 비중이 16.6%인 만큼 유가 하락이 단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나아가 석유제품 이외에서도 단가 하락을 겪고 있다. 가전제품 단가가 1∼2월 전년동기 대비로 5.5% 하락한 게 대표적이다. 세계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중국 등 개도국의 후발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양적완화를 통해 화폐가치를 절하시킨 유럽과 일본으로의 수출은 감소세가 커지고 있다. 이들 지역의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수입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강 위원은 “세계교역에서 우리 수출의 비중은 6%대 중반에서 아직 크게 변하지는 않고 있으나, 원화의 상대적인 절상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리라는 점에서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보고서는 최근의 수출 부진이 단기적인 게 아니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성장방식이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바뀌고, 교역방식도 가공무역에서 탈피해 소비재 수입이 늘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한국의 대중 수출은 자본재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상당기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이유는 미국 타이트오일의 생산 증가로 석유 공급이 확대된 반면 석유 소비 효율화와 중국의 성장방식 변화에 따라 석유 수요 증가는 더딘 탓에 저유가 국면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인 원화 강세 흐름도 수출에는 부정적인 요소로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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