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연극을 보면 종종 지팡이를 짚고 허리를 구부린 채 손을 떨며 발을 끄는 노인이 나온곤 한다. 이는 바로 파킨슨병 환자의 전형적인 모습니다.‘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부모님을 찾아 뵐 때 꼼꼼히 살펴보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지 여부를 어렵지 않게 알 수있다.
파킨슨병은 치매(알츠하이머)에 가려 주목받고 있지 못하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노인성 뇌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뇌의 신경세포가 조금씩 감소하고 그 기능도 쇠퇴한다. 흑질(黑質·중뇌에 위치)도 예외가 아니다. 흑질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산하는 곳으로 나이가 들면서 분비되는 도파민양이 줄어든다. 파킨슨병 환자는 이유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흑질의 신경세포가 빠른 속도로 손상되어 도파민이 급격히 부족해진다. 도파민과 아세틸콜린의 여러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운동조절 능력이 떨어져 떨림이나 근육 경직, 느린 행동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아직까지 국내 파킨슨병 환자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7만~10만명으로 추정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파킨슨병으로 입원이나 외래 치료를 받은 환자는 1만 6897명(2012년 기준)에 이른다. 최근 들어 40~50대에서도 발병환자들이 늘고 있다.
파킨슨병이라는 명칭은 1817년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이 처음으로 이 병에 관해 체계적으로 기술한 것을 기념하여 그의 이름을 따서 부르게 됐다. 파킨슨병은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걸음걸이가 불편한 증상 외에도 변비, 배뇨장애, 다한증, 기립성 저혈압, 기억력 저하, 치매, 우울증, 수면장애, 만성피로와 같이 운동기능과 관련이 없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파킨슨병 환자의 약 40%에서 치매가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 된다. 파킨슨병 환자의 치매 발생 빈도는 파킨슨병이 없는 사람보다 4~6배 높다.
강석윤 한림대의료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 증상인 전신 피로와 권태감, 운동장애를 관절염이나 오십견, 신경통, 우울증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며 “이런 증상들이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원인일수도 있기 때문에 신경과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파킨슨병을 확진할 수 있는 검사방법은 없다. 파킨슨병으로 인해 일어나는 뇌의 변화는 부검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고, CT나 MRI 검사로는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 그래서 환자의 병력·증상·진찰소견 및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
파킨슨병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현재 증상을 완화시키고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데 목적을 둔다.
조기호 경희대 한방신경·순환기내과학 교실 교수(‘파킨슨병 이렇게 하면 낫는다’옮김)는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진행되는 파킨슨병은 약을 사용해 진행을 늦출 수있지만 방치하면 상태가 악화된다”며 “일단 치료를 시작하면 상태가 호전되고 이전보다 증세가 가벼워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파킨슨병 치료는 약물치료와 운동요법, 생활습관 개선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약물치료는 환자 개개인을 고려해 처방하며,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약물 치료 이외에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외과적 치료까지 함께 실시할지를 결정한다.
약물치료는 뇌에서 부족해진 도파민을 보충하고, 도파민 부족으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맞추어 뇌신경세포의 파괴를 예방하고 속도를 늦춘다. 그러나 파킨슨병 약을 오래 먹게 되면, 약효 지속기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춤추듯 몸을 흔들게 되는‘이상운동항진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수술적인 치료를 동반할 수도 있다.
수술적 치료는 뇌의 일부분을 제거하거나 도파민 부족으로 잘못 작동되는 신경회로에 가는 전극을 꽂아 열을 가해 오작동을 차단하는 심부 뇌자극술을 한다. 비교적 간단하고 효과도 높은 수술법이지만 이 역시 합병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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