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그선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바다 위를 낮게 비행하는 일명 '하늘을 나는 배'인데요.
혁신 기술로 평가되며 국책 사업으로 추진되던 위그선이 좌초 위기에 놓였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비행체가 바다 위를 낮고 빠르게 날아갑니다.
옛 러시아에서 첫 개발을 시작한 위그선.
200km 안팎의 속도에다 경제성까지 갖춰 미래 기술로 각광을 받아 왔습니다.
▶ 인터뷰 : 강창구 / 위그선 제작업체 대표
- "연료 효율이라든가 이런 장점을 가지고 있고, 수면으로부터 약 2~3m밖에 떠 있지 않기 때문에 안전성 면에서 우수한 선박입니다."
문제는 선진국들도 잇따라 실패할만큼 상용화가 어렵다는 점.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국책사업으로 선정해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 스탠딩 : 정규해 / 기자
- "군사용 목적으로 시작된 위그선 개발은 현재 여러 국가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 그 중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하지만, 정권이 잇따라 바뀌면서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앞두고 위기에 몰렸습니다.
정부 예산 등 1,7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자금 지원이 끊겼고 자본 잠식 상태가 되면서 사업이 표류한 것.
▶ 전화 녹취(☎) : 해양수산부 관계자
- "모든 정부 계획이라는 게 현실적으로 다 이뤄지는 건 어렵지 않으냐 그런 맥락에서 이 사업도 이해가 돼야 되는가 아닌가…."
수백억 원이 투입된 위그선은 경매에 넘겨질 처지고, 핵심 기술도 헐값에 해외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일부 국책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면서 세금만 축내는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