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전점 기준 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가 줄었고 롯데마트도 -7.1%를 기록했다. 고객들이 온라인몰 주문으로 장보기를 대신하면서 대형마트 식료품 매출은 크게 늘었다. 이 기간 이마트 온라인몰의 신선식품 매출은 68.1% 급증했고 간편가정식 ‘피코크’매출은 무려 75.4%가 늘었다. 온라인몰로 식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업체의 경우 배달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주말에도 대형마트 매장은 한산한 반면 생필품 온라인주문 폭주로 택배물량은 산더미처럼 싸여 다음날 배송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나마 대형마트 온라인몰은 생필품 매출이 증가해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정통 온라인몰과 홈쇼핑은 매출 비중이 높은 여행·패션·잡화 등 시즌상품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통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GS샵은 이달들어 14일까지 TV홈쇼핑 채널 매출이 오히려 전년보다 14%, CJ오쇼핑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16% 줄었다. GS샵 관계자는 “신종플루, 사스때엔 홈쇼핑이 호황이였고 대형마트에 가기 꺼리는 소비자들이 홈쇼핑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에 쌀 등 생필품 판매 수량을 늘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 몰이 생필품 수요를 일단 충족시켜 주고 있어 반사 이익이 홈쇼핑쪽 까지 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마켓 G마켓은 이달들어 ‘메르스효과’로 가공식품 등 생필품 매출이 15%~30%정도 늘었지만 패션·잡화, 여행·나들이 용품 등 이맘때 매출을 견인해야할 주요 품목들 매출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지난해 세월호때는 그래도 ‘여행을 갈 사람은 가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개인의 안위를 위해 여행등 모든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상황이라 분위기가 더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식품·외식업계도 메르스로 인한 침체에 빠졌다. 빙수·아이스커피 판매로 호황을 누려온 커피전문점들은 업체에 따라 6월매출이 전월보다 30% 이상 높아지곤 했지만 현재는 손님이 급감해 언감생심 매출호전을 기대할수 없는 실정이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 따르면 메르스 전에 비해 평균 30%, 많은 곳은 70%까지 매출이 떨어진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치킨·피자 등 배달 전문업체가 그나마 선방하고 있는 정도”라며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형 점포는 죽을 쑤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발생 이후 이달 13일까지 방한을 취소한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10만8000여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화권 관광객은 7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여행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제주를 포함한 국내 여행 취소율이 메르스 사태 이후 10~20%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규모 연회가 많은 호텔은 메르스에 직격탄을 맞았다. 명동 부근 한 호텔 마케팅 담당 직원은 “아침 출근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의 예약 취소를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홍콩과 싱가포르 등 손님의 절반 이상이 한국 여행을 취소하면서 호텔에도 그대로 타격이 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직원은 “특히 홍콩 손님들의 경우 올초 발생했던 홍콩독감에 대한 공포가 아직 남아있어 메르스를 엄청나게 두려워한다”면서 “홍콩 쪽 손님들은 불가피한 비즈니스가 아니면 100% 취소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주부터 밀레니엄힐튼 서울의 경우 열 감지기를 설치해 모든 직원들은 이곳을 통과해야 출퇴근이 가능하도록 바꾸었다. 직원 교육에도 아우성이다. 비상시 행동요령 교육을 1달도 채 안돼 8번이나 한 호텔이 있을 정도다. 강북의 한 특1급호텔 관계자는 “호텔에 메르스환자가 스쳐갔다는 이야기만 나와도 폐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하며 모두가 초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메르스 사태의 장기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번달 사태가 마무리돼도 정상회복까지 3~6개월 걸린다는게 백화점업계 분석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년 대비 외국인 관광객이 20% 감소할 경우 관광 수입은 9억달러, 50% 감소할 경우 23억 달러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주영 기자 / 신익수 기자 / 장영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