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맡고 독성가스 탐지하는 ‘의복’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실과 같은 형태의 섬유로 독성 가스를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보통신부품소재연구소와 건국대 융합신소재공학과 공동 연구진은 나일론과 면, 폴리에스터 섬유에 접착제를 이용해 ‘그래핀’을 코팅한 뒤 이를 센서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가스센서는 공기청정기의 유해가스 유무, 김치냉장고 안에서 김치 숙성의 여부 감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돼 왔다. 기존 가스센서는 딱딱한 기판 위에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연구진은 옷을 만들 때 사용하는 섬유 위에 탄소 원자가 육각형을 이루고 있는 그래핀을 붙인 뒤 이를 가스 센서로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 그래핀이 공기 중에 포함된 ‘이산화질소’와 만나면 그래핀의 고유저항이 바뀌면서 유해가스를 탐지해 낼 수 있다. 이형근 ETRI 선임연구원은 “향후 웨어러블 기기나 의류에 부착함으로써 유해가스 유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소방대원이 화재진압 때 맨홀과 같이 공기상태를 알 수 없는 곳에 넣어 내부 한경 확인, 정수기 필터 적용 등 여러 분야에 섬유형 가스센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선임연구원은 “1000번 이상 구부리거나 세탁을 해도 센서의 성능이 유지됐다”며 “상용 섬유를 사용했으며 센서의 대량생산도 가능해 산업 적용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가스센서로 감지 가능한 가스의 종류를 늘려나감과 동시에 기술이전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6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