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계가 본격적인 하투 시즌에 접어들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수입차에 밀리는 가운데 수출 부진마저 겹친 상황에서 여름철 임단협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에 통상임금 확대 문제 등이 중요 현안으로 거론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차업계 경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탓에 노사 양측에서 대타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무분규 교섭 가능성도 엿보인다는 관측이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2일 윤갑한 현대차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교섭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 18일에는 양측이 만나 회사의 경영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오는 23일에는 노조의 요구안에 대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는 그러나 아직 통상임금 이슈를 마무리 짓지 못한 데다 노조가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임금인상안, 당기순이익(2014년)의 30% 성과급 지급,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어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 노사 양측은 울산5공장에서 생산하던 투싼을 2공장에서 공동생산하는 데 합의하는 등 노사 공동으로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노사 상견례를 가진 한국GM은 지난해 통상임금 문제를 이미 타결했지만 올해 임금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9차 입금협상 교섭을 진행한 노조는 사측과의 교섭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노조측은 지난해보다 2배 더 많은 15만9000원 기본급 인상과 월 상여금 50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그러나 지난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상태라며 노조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쌍용차도 한국GM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통상임금 문제를 털어버렸으나 올해는 임금협상이 남아있는 상태다. 지난 9일 노사 상견례를 마친 쌍용차는 지금까지 4차례 실무교섭 과정에서 임금인상안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쌍용차는 그러나 지난해까지 5년연속 무분규를 기록한데다 올해 티볼리 생산으로 노사가 서로를 더욱 의지
한편 르노삼성과 기아차는 아직까지 노사간 임금협상을 위한 상견례도 못한 상태다. 르노삼성은 잠정적으로 이달말 협상을 개시할 예정이나 기아차는 교섭을 위한 노조 대의원대회 날짜도 잡지 못하고 있어 협상 개시는 빨라야 다음달이 될 전망이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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