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보다 몇배 더 빠른 무선통신 서비스를 내놓겠다.”
통신업계에 ‘데이터 속도전’이 치열하다. 현재까지 시중에 출시된 최대 속도의 무선 통신기술은 ‘3밴드 광대역 LTE(3CA)‘로 이론적으로 300Mbps의 속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통신 3사는 이보다 몇배 빠른 통시기술을 개발해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다. 바로 LTE와 와이파이를 묶어 데이터 속도를 극대화한 ‘이종망 묶음 기술’인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소비자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빠른 속도의 통신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는 휴대전화에서 고화질(HD) 영화 1편을 6초에 내려받을 수 있는 무선 서비스를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경쟁사가 최근 발표한 기술보다 2초 빠른 속도이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KT가 업계 최초로 ‘기가 와이파이’를 상용화한 바 있다. LTE와 와이파이 망을 동시에 활용해 데이터를 최대 1.17Gbps 속도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로 삼성 갤럭시S6와 S6엣지에서 우선 서비스된다. KT의 발표가 나오자 SKT도 곧이어 최대 1.17Gbps의 속도를 자랑하는 ‘멀티패스’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사들이 내놓은 속도는 ‘이론상’ 속도다. 실제로 구현되는 속도는 이에 못미친다. 이론상 최대 속도 기준으로 소비자들은 연내 고화질 영화 1편을 6초, 초고화질(UHD) 영화 1편은 1분 12초, 50개 음원 파일은 1초에 내려받을 수 있다.
이종망 묶음 기술을 활용한 이통사의 속도 경쟁은 2020년께 상용화가 예상되는 5G(5세대) 통신망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전초전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속도전(戰)의 가장 큰 이유는 이동통신 서비스가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4.5G 전쟁’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물론 기존에도 데이터 속도는 서비스 품질의 우위를 결정짓는 요소로 통신업체의 가장 중요한 자존심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달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 출시되면서 경쟁 업체의 속도 준비를 더욱 의식하게 됐다. 사용자들이 보다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면 이동통신사의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과 문자는 무제한 쓸 수 있게 되면서 수익성을 높이려면 데이터 중심으로 소비를 유도해야 하는 절박함도 작용했다.
더 빠른 속도는 고품질의 영상·게임·음원 등 콘텐츠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속도를 즐기는 소비자일수록 데이터 소모 속도에 걸맞는 고가의 데이터 요금제로 옮겨갈 유인도 커진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음성 무한 혜택을 내세워 요금절감 효과를 홍보했다. 6월 21일 기준 이통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수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기존 쓰던 요금제보다 낮은 요금제로 이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로 이동하면 추가로 데이터를 사용한 만큼 요금을 더 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절감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무심코 썼다가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통3사 모두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기본 데이터량을 소진하면 추가로 쓴만큼 요금을 부과한다. MB당 20.48원의 요율을 적용하지만 요금을 산정하는 방식은 업체마다 제각각이다.
KT는 데이터 기본 제공량 소진후 추가 요금이 가장 비싸다. 5GB 가까이(5GB 미만) 추가 사용하면 2만5000원이 요율대로 부과된다. 하지만 5GB를 넘어서면 요금이 다시 큰 폭으로 늘게 된다. KT는 사용자의 요금 폭탄을 막기 위해 데이터를 이월하거나 미리 당겨쓰는 ‘밀당’서비스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본 제공된 데이터량이 소진되기 직전과 소진됐을 경우 공지를 해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1만8000원을 추가 요금의 상한선(880MB를 추가로 썼을 때 나오는 비용)으로 정했다. 사용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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