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바짝 움츠러들었던 소비심리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뒷걸음치던 대형마트의 매출 신장률이 이달 셋째주 들어 플러스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의 매출 감소폭도 다소 줄었다.
메르스 사망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지난 1일 이후 이달 첫째주(1~7일)와 둘째주(8~14일)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8%와 -4.6% 감소했다. 반면 셋째주(15~21일)는 4.3%를 기록해 플러스로 돌아섰다.
롯데마트 역시 첫째주는 -14.7%, 둘째주 -5.3% 감소했지만 셋째주 0.2%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플러스 전환했다.
홈플러스도 같은기간 각각 -1.8%, -22.2%, 13.3%의 성장률을 보여 셋째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백화점도 매출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6월 첫째주 전년 동기간 대비 6.5% 감소했고 둘째주는 -4.8%를 기록했지만 셋째주에는 -3.2%로 감소폭이 다소 둔화됐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 감소가 1~2%포인트 안팎으로 줄었다.
다만 면세점의 경우 유커 등 외국인 비중이 높아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누계 매출이 전년 대비 공항 면세점은 20%, 시내 면세점은 30% 가량 빠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르스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셋째주부터 매출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26일부터 시작되는 백화점 정기세일이 3분기 유통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업체들은 26일부터 시작되는 여름 정기세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음달 19일까지 여름 정기세일에 들어가는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보다 3배가 넘는 규모로 아웃도어 브랜드 세일을 진행하고 할인율도 10~20% 더 높였다. 휴가 시즌을 맞아 여행용 가방 등도 최대 반값에 판매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같은 기간 고가의 명품을 중심으로 여름 세일에 들어간다. 지점별로 시계, 주얼리, 스카프, 가방 등을 할인판매 하고 비비안웨스트우드 등 일부 브랜드에 한해 이월제품을 최대 60% 할인해준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이날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여름 정기세일을 진행한다. 세일기간은 줄어들었지만 세일 첫 주말에 판촉행사를 집중해 고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첫 주말인 26일부터 30일까지 강남점에서 ‘영캐주얼 패밀리 대전’을 열고 28일까지 영등포점에서도 ‘남성 캐주얼 쿨서머 대전’을 연다. 신세계 삼성카드로 60만원 이상 구입하면 10만원짜리 캐리비안베이 입장권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세일 때 인기를 끌었던 품목을 두배로 늘리고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등 주요 점포에서 지난 여름세일 중 고객 반응이 좋았던 이벤트를 첫 주말에 진행한다.
다음달 26일까지 여름세일에 들어가는 AK플라자는 세일 첫 주말에는 전 점포에서 ‘서머 컬렉션’을 주제로 할인 행사를 열고 AK멤버스 카드로 화장품 브랜드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장기화되는 불황에 많은 협력사가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나타난 소비심리 회복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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