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잠실 제2롯데월드에 시행하던 사전 주차예약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일시적’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제2롯데월드몰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던 사전 주차예약제가 해제되면서 입점상인들은 물론 그동안 제2롯데월드 방문시 주차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소비자들 불편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29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메르스로 인한 경기위축 우려와 제2롯데 입점상인들 생계 문제가 급박하다는 점을 고려해 잠정적으로 주차예약제를 폐지하고 주차요금을 낮추기로 했다”며 “주차요금과 예약제 폐지 개시일, 기한 등은 곧 구체안이 마련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제2롯데월드몰의 임시사용을 승인하면서 교통 대책의 일환으로 제2롯데월드몰 주차장에 대해 인터넷을 통한 사전주차예약제를 시행토록 했다. 이로 인해 주차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이나 전화로 사전에 주차예약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보니 제2롯데월드 주차장의 이용률은 크게 떨어졌다.
비싼 주차요금도 꾸준히 문제로 지목됐다. 제2롯데월드의 주차요금은 10분당 1000원에 3시간 초과 주차시에는 10분당 1500원으로 승용차로 4시간을 주차할 경우 총 주차요금이 3만원에 달했다. 2명이 제2롯데월드 시네마에서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한다고 가정하면 영화표와 식사비에 들인 돈에 버금가는 액수가 주차비로 나가는 셈이다. 인근 코엑스나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10분당 800~1000원의 주차요금을 받고 있는데다 물건 구매 내지 입점시설 이용시 주차료를 할인해주는 것과 비교하면 제2롯데월드의 체감 주차요금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제2롯데월드는 아쿠아리움, 시네마 등 입점시설을 이용하거나 상품을 구매해도 주차요금 혜택이 전혀 없다.
이로 인해 제2롯데월드는 2756대의 동시주차가 가능한 대형 주차장을 보유하고도 일 평균 주차대수는 400여대에 불과할 정도로 한산했다. 반면 제2롯데월드 방문객들이 비싼 주차요금을 피해 주변 아파트 단지에 차를 대는 사례가 늘면서 때 아닌 ‘주차전쟁’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불편도 컸다.
서울시는 사전주차예약제 폐지와 함께 우선 제2롯데월드 주차요금을 주변 주차요금 수준인 10분당 800원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측은 입점시설 이용 및 상품 구매시 주차요금 혜택을 주는 방안을 요청하고 있어 이러한 내용을 포괄해 사전주차예약제가 폐지되는 다음달 1일전에는 구체적인 개선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제2롯데월드 입점상인들은 일단 한 시름 덜었다면서도 요금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월드몰의 한 입점상인은 “사전예약제 폐지로 방문객수가 늘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요금은 800원이나 1000원이나 도긴개긴 아니냐”며 “일정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주차요금을 감면해주는 방식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전 주차예약제 폐지의 효과가 얼마나 될지도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 해 10월 개장 당시 제2롯데월드의 일평균 방문객은 10만명에 달했으나 안전문제로 인해 시네마·아쿠아리움이 지난 해 12월 영업중단 되면서 절반 수준이 5만명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시네마와 아쿠아리움 영업이 재개된 5월 부터 방문객이 다시 상승추세이기는 하지만 메르스 여파 등으로 회복 속도가 더뎌지면서 6월 방문객은 개장 초의 75% 수준에 머물고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최소 개장 초 방문객 수준을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여러 제약조건들이 있어 가늠하기 쉽지 않다”며 “그동안 고객들이 제2롯데월드를 찾는 데 불편과 장애요인이 됐던 사전주차예약제를 폐지했
제2롯데월드측은 현재 진행 중인 롯데월드몰의 ‘블랙시즌오프’와 다음달 3일부터 제2롯데월드몰 광장에서 진행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1600 판다플러스 세계여행 프로젝트’ 등 다양한 볼거리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사전주차예약제 폐지 효과 극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최희석 기자 /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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