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아직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 메르스 백신이나 치료제는 언제쯤 나올까.
메르스는 지난 2012년 중동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 발견된 지 3년 밖에 안된 신종 감염병이다. 치사율은 무려 40%나 된다. 한국은 29일 현재 17.6%다. 이처럼 무서운 감염병인데도 불구하고 백신 개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유럽의약품청(EMA) 임상검색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메르스 예방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 중인 임상시험도 없다. 이유가 뭘까. 백신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릴 뿐더러 수천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백신은 우리 몸이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백신을 통해 신체가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면역력’이 생겨 해당 전염병에 잘 걸리지 않게 된다.
제약사가 백신 등 의약품을 만들면 시판에 앞서 인체에 무해한 지 여부를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등 테스트를 거치고 여기서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뇌수막염 백신의 경우 개발부터 시판까지 총 6년동안 5억 달러(약 5600억원)가 들었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개발기간을 제외하고 백신의 적정 용량·용법을 찾는데만 10년이 걸린다”며 백신 개발의 고충을 토로했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도 백신개발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게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백신 개발이다. 스위스 제약사인 노바티스는 2006년 치론(Chiron)이라는 독감백신 회사를 무려 6조원이나 들여 인수했다. 당시 치론이 개발 중인 사스 백신을 노린 베팅이었다. 이미 동물실험도 마친 터라 사람 대상 임상시험만 마치면 떼돈 버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치론이 개발한 백신은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사용되지 못했다. 각국 정부가 사스를 통제하는데 이미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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