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전국에 6억톤이 넘는 물이 새고 있다. 5000억원이 넘는 양이다. 원인은 설치 30년이 넘는 노후상수도관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수도관을 교체하고 있지만 비용이 너무 많다보니 새는 물 대부분을 방치할 수 밖에 없다.
국내 밸브업계 1위인 삼진정밀은 최근 Iot(사물인터넷) 밸브를 개발해 상수도 누수차단에 나섰다. 원리는 간단하다. 수도관 사이에 무선으로 수압을 조절할 수 있는 밸브장치를 설치하고 수압을 조절해 누수량을 줄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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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진정밀 Iot 수처리밸브 |
대기업의 전유물로만 보였던 사물인터넷 기술이 중소기업의 신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삼진정밀과 같이 낭비되는 누수를 줄이고, 가전제품이나 공장의 전력낭비도 차단이 가능하다. 건물 안전설비도 사물인터넷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최근 벤처기업인 인사이트파워는 집안의 콘센트를 언제어디서든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플러그 ‘와트드림’을 출시했다. 무심코 전원을 꽂아둔 가전제품으로부터 발생하는 전력낭비를 차단하는 장치다. 전병섭 인사이트파워 대표는 “정수기만 하더라도 사용하기 불과 1시간 전에만 켜놓으면 정수·온수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종일 틀어 놓을 필요가 전혀 없다”며 “하지만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이를 실천하지 못해 낭비하는 전력이 상당하지만 와트드림을 사용할 경우 줄줄새는 전력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가정, 상가, 사무실 등 800곳에 설치된 정수기의 전력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정수기 1대당 월 평균 전력사용량은 56.2㎾h로 가정용 대형 냉장고(800~900ℓ)의 월 평균 소비전력 32.8㎾h의 약 1.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러그 조정만으로도 전력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사물인터넷기술은 안전·보안기술에도 적용되고 있다. 맥스포는 유해가스차단설비에 사물인터넷기술을 적용해 40%이상 저렴한 신제품을 내놓았다. 대형 공장이나 공단에 매립되던 설비는 사물인터넷기술로 땅을 파거나 유선으로 연결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비용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맥스포는 포스코, 에스오일 등 국내 업체에 설치했으며, 일본의 신일본제철과 중국 화학공업협회에도 수출할 예정이다.
생체인식보안업체인 파이브지티는 출입문용 얼굴인식로봇에 사물인터넷기술을 도입해 보안성을 크게 높였다. 1초 안에 출입을 시도하는 사람얼굴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집주인은 누가 출입하려 했는지도 알 수 있다. 미등록자가 다가서면 사진을 찍어 휴대폰에 전송하기 때문에 얼굴을 보고 문을 열어줄 지 결정할 수도 있다. 정규택 파이브지티 대표는 “무단침입을 시도하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고, 그 즉시 주인이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이 한층 강화된 것”이라 설명했다.
가전업체들도 사물인터넷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보일러, 공기청정기, 제습기, 돌침대다. 먼저 경동나비엔의 ‘나비엔 콘덴싱 스마트 톡’ 보일러는 스마트폰 연동을 통해 난방세기, 온도조절, 난방예약이 가능하다. 경동나비엔은 에스원, 세콤 등 보안업체와도 연계해 공동제어도 가능하도록 했다.
가전업체인 코웨이와 위닉스가 내놓은 공기청정기, 제습기는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기술을 활용해 가정에 최적의 공기와 습도를 제공한다. 위닉스가 올해 출시한 ‘위닉스 뽀송3D’ 제습기는 원격제어와 함께 내부 실내 습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코웨이는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공기청정기가 가정내 공기환경정보는 축적하고 2달에 한번 전문가(코디)가 방문해 황사, 유해가스 등 개별가정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장수돌침대 역시 스마트폰으로 원격조작이 가능한 IOT 방식의 돌침대 ‘뉴오스타(NEW OST)’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소비자는 귀가하기 전에 돌침대 전원을 미리 켜서 침대를 예열 할 수 있는 등 앱을 통해서 외부에서도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다.
[진영태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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