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민성대장증후군(과민성대장염)은 우리나라 성인 5명중 1명꼴로 시달리는 질환이다. 미국에서는 5500만명이 과민성대장염을 앓고 있으며 직장인들이 결근하는 원인중 감기 다음으로 가장 많이 꼽는 질환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장내균총의 균형이상 △대장운동 이상 △내장신경 과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현대인의 질병으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흔히 IBS(Irritable Bowel Syndrome)라고 말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와 비례한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더 빠른 속도로 악화된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는 평소에는 설사를 자주 하고 배가 아프다가도 휴가 중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낮에는 몇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다가도 밤에는 화장실에 가는 일 없이 잘 자곤 한다. 수개월 동안 증상이 없어졌다가 스트레스를 받은 후 증상이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심할 때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한다고 해서 모두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고 볼 순 없다.
소화기질환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은“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자주, 오랜 시간 지속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장(腸)이 스트레스나 음식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신경세포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위장, 소장, 직장 등 장에는 약 1억개의 신경이 관여해 ‘제2의 뇌’라고 불린다. 뇌의 신경세포는 약 150억개에 달한다. 장과 뇌는 약 2000가닥의 신경섬유로 연결돼 있어 뇌의 이상은 장에, 장의 이상은 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장은 약 6~7m쯤 되며 직경은 2.5cm이다. 대장은 평균 길이가 평균 1.5m에 달하고 직경은 6.5cm쯤 된다. 대장은 5~10cm의 맹장(충수돌기)에서 시작돼 약 1.3m의 결장, 15cm의 직장에 이어 출구인 항문으로 이어진다.
일본 면역학자 오쿠무라 코우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70%가 장에 있기 때문에 장의 건강이 젊음의 척도”라고 말한다. 만약 장에서 병원균과 같은 이물질이 발견되면 소장 점막에 분포한 파이엘판(Peyer‘s patch)이 림프구로 하여금 이물질이 날뛰지 못하도록 면역항체(면역 글로블린)를 만든다. 이것이 장관 면역시스템이며 어른의 몸에서 매일 약 4g의 항체가 만들어진다.
최근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법으로 ’로우 포드맵(low FODMAP)다이어트‘가 주목받고 있다. 포드맵을 낮춘다는 ’로우 포드맵‘은 호주 모나쉬대학교 슈 쉐퍼드, 피터 깁슨 교수가 2011년쯤 개발한 식이요법이다. 로우 포드맵의 핵심은 대장에서 가스를 만들어 장건강을 해치는 음식을 가급적 피하라는 것이다. 포드맵은 6개 영어단어(fermentable·발효, oligosaccharides·올리고당, disaccharides·이당류, monosaccharides·단당류, and polyols·폴리올)의 앞자리만 따서 만든 신조어다. 로드맵 다이어트는 지난해 10월말 국내에서 열린 ’세계내과학회(WCIM) 제32차 연례학술대회‘에서 호주 뉴캐슬의과대 니콜라스 탤리 교수가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 로우 포드맵 식이요법을 권고하면서 우리나라에 알려졌다. 탤리 교수는 “발효된 당, 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폴리올 등은 소장에서 제대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해 삼투압에 의해 대장의 수분 배출 및 대장 관강을 확장시키고, 박테리아에 의해 신속하게 발효돼 가스를 생성시키므로 기능성 장질환의 증상 유발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드맵 요법은 호주와 영국 등에서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80%가 더부룩함과 복통이 감소하고 가스가 덜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식단이 너무 엄격하고 지키기 어려워 미국, 유럽에서 큰 호응을 얻지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일부 환자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대표적인 포드맵 식품은 밀가루, 우유, 콩이다. 이들 식품은 장 안에 들어오면 방귀를 많이 만든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가스를 많이 만든다. 수박, 사과, 배, 망고, 체리와 같은 과일류를 비롯해 마늘과 양파, 양배추 등도 포드맵이라는 기준에 따르면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좋지 않은 식품이다. 탤리 교수는“포드맵 식품은 장에서 소화가 되고 가스를 만드는 많은 당분, 올리고당이나 이당, 단당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여름에 많이 먹는 과일주스도 액상과당이 많아 대부분 피하는 게 좋고, 다이어트제품에 많이 애용되는 올리고당이나 솔비톨이 함유된 식품이나 치아건강에 좋다는 자일리톨도 포드맵에 해당돼 과민성대장염을 가진 사람은 마찬가지로 피해야 한다.
그 대신 포드맵 당분이 적은 과일로 추천되는 것은 포도와 딸기, 바나나, 귤, 오렌지, 블루베리 등이다. 채소중에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