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후계를 둘러싼 다툼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31일로 예상되는 신격호(94) 롯데 총괄회장 일가의 가족회의가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신 총괄회장의 부친인 신진수씨의 제삿날 음력 6월 16일이 양력으로 따지면 이날이기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88)씨가 30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것도 시아버지 제사에 참석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제사는 통상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지내 온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는 롯데호텔에서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신 총괄회장의 거동이 불편한데다, 신 전 부회장이 취재진때문에 숙소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다.
통상 제사를 모시는 자리에 일가족이 참여해 식사를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눈다는 점에서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가족회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당초 이날 예약했던 항공편을 취소하고 귀국일정을 연기했다. 따라서 제사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귀국 연기와 관련, “지난 1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물러나고 지난 15일 신 회장이 취임하면서 그동안 경영 성과와 지표를 보고받고 실적 향상을 강구하기 위해 기업 관계자들과 두루 만나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에서 일을 마치는 대로 귀국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이 귀국을 연기함에 따라 제사를 계기로 한 가족회의는 ‘반(反) 신동빈’ 전선으로 흘러갈 개연성이 있다. 참석자들 상당수가 지난 27일 신 전 부회장의 ‘1일 천하’ 쿠데타에 가담한 인물일 수 있기때문이다.
주목되는 인물은 신 총괄회장의 셋째 남동생으로, 장남 신 전 부회장의 ‘일본행 쿠데타’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신선호(82) 일본 산사스 사장이다. 그가 참석한다면 다시 한번 신 전 부회장의 일본롯데 경영권 승계를 주장할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역시 일본에 같이 갔던 장녀 신영자(73) 롯데복지재단이사장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과 표 대결을 펼칠 것에 대비해 일본롯데의 이사와 주주를 관리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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