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각광 ‘2차원 물질’ 저비용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 물질로 각광받고 있는 ‘2차원 물질’을 저온에서 값싸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태성 성균관대 성균나노과학기술원 기계공학부 교수와 같은 대학 이창구 교수 공동 연구진은 2차원 물질인 이황화몰리브덴(MoS2)을 플라스틱 기판 위에 저비용으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MoS2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과 함께 대표적인 2차원 물질로, 투명성과 유연성이 높아 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불린다. MoS2의 합성은 600~1000도 정도의 고온에서 주로 이뤄져 왔는데 이 방법은 고온조건으로 인해 플라스틱과 같은 유연한 물질을 기판으로 직접 사용할 수 없고 공정이 복잡하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MoS2를 플라스틱에 합성할 수 있다면 휘어지는 반도체를 만들어 입는 컴퓨터나 접는 태블릿PC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법을 활용해 플라스틱이 견딜 수 있는 150도의 환경에서 MoS2를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먼저 1㎚(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정도의 금속 몰리브덴을 플라스틱 기판에 붙인 뒤 150도의 온도를 가했다. 이후 수소와 이황화수소를 흘려주면서 플라즈마를 생성, 몰리브덴과 황이 반응해 MoS2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김태성 교수는 “이 방법을 사용해 4인치 기판에 균일한 5~6층 정도의 2차원 MoS2 필름을 형성하였다”며 “이 필름은 기존의 고온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소재와 거의 차이가 없는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습도센서를 제작해 시연에 성공하면서 전자소자 등에 직접 사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논문의 1저자인 안치성 성균나노과학기술원 연구원은 “아직 MoS2를 반도체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자의 이동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며 “MoS2를 플라스틱 기판 위에 만들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한 만큼 향후 다가올 2차원 반도체 시대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평가했다.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 10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