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치적 스승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13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전력회사 전문가들이 ‘원전은 안전하고 비용이 싸고 깨끗한 에너지’라고 말하는 것은 전부 거짓말”이라며 원전 제로 정책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원전이 단 1기도 가동되지 않은 상태가 2년이 지났지만 추울 때도, 더울 때도 정전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이는 원전 제로를 할 수 있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총리 시절 원전을 추진했던 점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원전 사고가 나기 전에는 전문가의 말을 믿었다”며 “하지만 스스로 공부해보니 원전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전직 총리들 모임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 원전 제로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우정 민영화는 모든 정당이 반대했지만 원전 제로는 야당은 모두 찬성하고 있다”며 “총리의 결단 하나로 할 수 있는 국민적인 큰 사업”이라고 아베 총리에게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쓴 웃음을 짓기만 했다고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모든 원전의 가동이 중단된 지 약 23개월 만인 지난달 가고시마현 센다이 원전 1호기 재가동을 시작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13년 가을부터 원전 제로 강연을 하는 등 원전 반대 운동가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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