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면세점 대전의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기존 롯데의 소공점·잠실 롯데월드점과, SK의 워커힐점을 두고 22일 참여를 최종 확정한 신세계와 두산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일 전망이다.
이번 경쟁은 지난 7월 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이 혈전을 벌인 1차 서울 면세점 대전에 이은 2차전으로,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 펼쳐진다.
이날 신세계는 관세청에 서울·부산 시내 면세점의 운영 특허권을 신청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세계는 서울 면세점을 중구 소공로의 신세계백화점 본점으로, 부산 면세점을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에 이름을 올린 신세계 센텀시티 내 B부지로 확정한 상태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유통 노하우를 갖춘 소매유통전문기업인 신세계는 기존 사업자를 대체할 수 있는 준비된 사업자”라며 “백화점·대형마트·프리미엄아웃렛 사업 등 85년간의 유통업 경험을 기반으로 면세 사업에 나서면 관광산업 진흥과 고용 창출 등의 측면에서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2일에는 두산이 동대문 두산타워에 면세점을 세우겠다며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두산은 최근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 협의회와 상생협약을 맺고,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많이 찾는 동대문이 입지 면에서 차별화된다는 공략을 세웠다.
두산 관계자는 “도쿄는 시부야, 롯본기, 신주쿠 등 차별화된 허브 관광지가 일정 거리를 두고 비슷한 규모로 형성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명동에 한정돼 있다”며 “동대문 지역의 관광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라도 면세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세계와 두산의 선전포고에 맞서는 기존 두 기업은 배수진을 친 상태이다.
특히 롯데는 기업의 사활을 걸고 영업권을 지켜야하는 처지이다. 면세점 두 곳의 연매출은 소공점 2조원, 잠실 롯데월드점 6000억원 등 총 2조6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롯데를 향한 여론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기업의 국적 논란까지 일으키며 그룹 일가의 분쟁이 만천하에 공개된 데다, 현재 50~60%선의 면세점 시장 점유율을 가진 롯데에 대한 독과점 논란도 피해갈 수 없다.
현재 업계에서는 매출 1위 국내면세점인 롯데 소공점의 특허권이 타 업체로 가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속에 국회에서 특혜 지적이 제기된 롯데월드점의 경우는 예외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각 기업들의 주 타깃도 롯데월드점에 모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롯데는 두 면세점 모두를 수성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 고층부 면세점 키오스크 구상, 중소기업 매장·품목 확대 등을 사업계획에 포함시켰다.
SK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 지지를 바탕으로 워커힐 면세점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SK네트웍스는 올해 1000억원을 투자해 워커힐 면세점 내부를 새로 단장
한편, 오는 11~12월 운영특허가 만료되는 서울·부산 면세점은 ▲ 워커힐(SK네트웍스) 서울 면세점 11월 16일 ▲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 12월 22일 ▲ 롯데면세점 서울 롯데월드점 12월 31일 ▲ 신세계 부산 면세점 12월 15일 등 모두 네 곳이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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