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IT기업인 IBM이 차세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리튬에어 2차전지에 대한 기술개발과 제품 상용화를 위해 글로벌 컨소시엄을 추진하고 나섰다. 포스코그룹의 화학·소재분야 계열회사인 포스코켐텍을 비롯해 차세대 친환경차로 수소연료 전지차를 개발중인 현대차그룹,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중인 LG화학과 삼성종합기술원, 친환경 화학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한화그룹, 중견기업인 일진전기와 솔브레인 등 국내기업들도 리튬에어 배터리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IBM과의 연구개발 및 사업제휴 여부가 주목된다.
리튬과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리튬에어 배터리(용어설명)는 현재 스마트폰이나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시간당 에너지 출력(KWH)은 약 2배 높은 반면, 가격은 약 5배 저렴하다고 IBM 연구팀은 밝혔다. 이에 따라 제품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BM 본사에서 한국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신창호 지적재산권담당 본부장은 리튬에어 배터리에 대해 “스마트폰과 전기차는 물론이고 무인로봇과 드론 등 산업 전반에 활용될 수 있는 혁신기술이며 현재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참여할 경우 시장 선점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IBM는 미국 뉴욕주에 있는 왓슨 연구소와 캘리포니아 알마덴 연구소에서 지난 2009년부터 리튬에어 기술개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현지 대학 가운데 MIT대학과 스탠포드대학 등도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IBM 연구팀에 따르면 리튬에어 기술을 이용한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800km를 주행할 수 있고 1회 충전 최대 에너지 사용량도 150KWh에 달한다. 이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1회 충전시 400km 주행, 에너지 사용량이 86KWh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 에너지 효율이 약 2배 가량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리튬에어 배터리가 상용화 될 경우 가격은 KWh당 100달러로 현재 KWh당 650달러인 리튬이온 배터리 보다 약 5배 가량 저렴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IBM 알마덴 연구소에서 리튬에어 개발에 참여중인 김호철 박사는“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것은 비싼 제조 비용과 짧은 배터리 수명 때문”이라며 “리튬에어 배터리는 이같은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최적의 대체 에너지원이 될 것이며 현재와 같은 연구 추세라면 오는 2020년 글로벌시장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기차나 스마트폰 배터리로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차세대 리튬에어 배터리는 충전을 위해 금속 물질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자동차가 운행할 때도 마치 사람이 공기중에서 숨을 쉬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게 IBM 연구팀의 설명이다. 2030년 글로벌 스마트카 시장 규모가 약 1억200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카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차세대 2차전지 기술을 선점할 경우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사업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시장조사기관인 EV 옵세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지난해 기준)은 일본의 파나소닉이 39.7%로 1위, 역시 일본 기업인 AESC가 23.6%로 2위를 차지했고 LG화학(12.9%)과 삼성SDI(4.6%) 등 한국업체들이 뒤를 이었다. 국내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파나소닉도 세계 전기차 1위 기업인 미국 테슬라 배터리를 납품하기 때문에 좀처럼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창호 본부장은 “배터리 에너지원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던 리튬이온은 성장성에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국내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을 추월하기 위해서는 리튬에어와 같은 차세대 전지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IBM은 지난해 미국에서 총 7534건의 특허를 취득하는 등 1993년부터 20년간 미국에서 특허등록 1위를 줄곧 수성해 온 R&D 중심 다국적 기업으로 리튬에어 배터리와 관련해서도 지난해 2건의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IBM가 최근 획득한 기술특허는 리튬에어 배터리가 산소와 접촉하는 표면으로서 비수성 전해질 용액을 구비하는 기술과 복수의 분출구로부터 전기방사를 포함한 섬유조직(파이버)을 생성하는 기술이라고 연구소측은 밝혔다. 리튬에어 배터리는 재료의 안전성과 제품의 수명주기 등이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지만 글로벌 학계에서도 미래
[채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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