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들이 열악한 국내 경영환경에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넘어 아프리카까지 이전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에 패션클러스터를 조성해 이들을 돌아오게 해야 합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연구회가 외국에 진출한 국내 의류업체들의 리쇼어링(Reshoring)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한중FTA의 수혜지로 거론되는 개성공단에 패션클러스터를 조성해 의류업체의 귀환을 도모하자는 전략이다.
최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연구회는 ‘개성공단 : 통일로 가는 창조 클러스터’라는 책을 발간했다. 강태진 연구회장(서울개 공과대 교수)은 “현재 개성공단은 단순 임가공업체가 대부분으로, 앞으로는 원단, 제봉, 염색이 원스톱으로 가능한 클러스터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클러스터는 유사 업종에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기관들이 한곳에 모여 집적효과를 누리는 곳을 말한다. 클러스터 내에서는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과 연구개발을 하는 대학, 연구소, 지원 기능을 하는 금융, 컨설팅 기관이 모여 쉽게 정보와 지식을 나눌 수 있다. 여러 공정을 한 곳에서 처리하면서 기업의 물류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연구회 측은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기술·자본 등 서로 다른 비교우위를 조합한다면 ‘차이완(차이나+타이완) 효과’를 능가하는 세계최고 수준의 패션클러스터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강 회장은 “현재 개성공단이 노동집약적인 임가공으로만 연간 5억달러의 생산성을 올리고 있지만, 클러스터를 조성해 자본집약적인 소재산업까지 확보하면 장기적으로 50억달러 수준의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개성공단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한중FTA 수혜로 국외 이전기업의 유턴 촉진을 비롯해 국내기업에게도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줄 것”이라 밝혔다. 특히 기업의 해외생산기지가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 효과로 국가경쟁력도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연구회는 대규모 투자를 위해 현재 기업당 70억원으로 제한된 남북경협보험 한도를 상향할 것을 주문했다. 강 회장은 “미국이나 독일은 정치적리스크를 지고 투자한 기업에게 보증보험, 대출, 투자 등의 적극적인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단순 경공업위주로 산정된 금액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문을 연 개성공단은 정치적문제와 임금상승 논란에도 해마다 최대생산액을 경신하
[진영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