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인 6명 중 1명은 약물을 오남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약물오남용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17%(697명)가 최근 1년간 약물을 오남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2014년 20세 이상 남녀 409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최근 1년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 있었던 경우에는 1986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 정도인 48.5%였다.
애초 목적과는 다르거나 한도를 넘게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를 약물 오남용이라고 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변비약이나 이뇨제를 먹는 경우나 단순한 감기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번 조사에서는 최근 1년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 1개 이상 있고, 이 약물을 질병치료가 아닌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다고 응답한 경우, 권장량보다 자주, 많이 복용했다고 응답한 경우를 약물 오남용으로 간주했다.
연령별 약물 오남용 비율은 20대가 20.7%로 가장 높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오남용 비율은 낮아져 60세 이상의 약물 오남용 비율은 11.4%였다. 거주지별로는 약물접근성이 높은 대도시에서 18.4%로 가장 높았으며, 직업별로는 육체노동자(19.2%), 비육체노동자(17.9%)의 순이었다.
최근 1년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약물로는 진통제(20.1%)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침, 감기약이 18.5%로 높았으며 카페인 성분이 포함된 자양강장제 15.1%, 항히스타민제 10.4%, 변비약 4.3%, 살 빼는 약 3.6%, 신경안정제 3.4%, 수면제 2.8%, 발기부전치료제 0.9% 순이었다.또한 건강상태에 따라서도 약물 오남용 비율이 달라졌다.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는 14%만 약물을 오남용하지만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는 23.7%가 약물을 오남용하고 있었다. 특히 우울증 위험을 판단하는 조사에서 ‘위험군’으로 나타난 응답자는 36%가 약물을 오남용했다. 우울 위험도 ‘정상군’의 약물 오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연 연구원은 “약물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경우 판단력이 흐려져 불법 의약품 사용, 범죄, 교통사고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며 “약물 오남용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국가 주도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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