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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미국은 금리인상 시기를 더 늦춰야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시점은 올 12월보다 내년 3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금리인상보다 중국의 경기둔화 속도다.”
'닥터 둠’으로 잘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의 마지막날 세션에서 “미국 경제가 더 강해질 때까지 기다려보고 예상치 못한 물가 상승이 발생하면 그때 긴축정책의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당초 올 12월 쯤으로 예상됐던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중국과 신흥국의 경기 부진 탓에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루비니 교수도 신중론에 힘을 실은 셈입니다.
그는 유로존과 일본 등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통화 완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 강세로 미국 경상수지가 악화하고 이로 인해 미국의 경제회복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유로존도 금리를 올렸다가 다시 낮췄는데 미국이 이렇게 하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준다”라며 “시기상조로 금리를 올렸다가 나중에 후회하기 보다는 먹구름이 걷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륙을 하는 게 낫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아주 천천히 금리 정상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흥국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오히려 신흥국 입장에서는 미국 금리인상 보다 중국의 성장 둔화를 더 걱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최근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이슈인 중국 경기둔화 문제와 관련해 낙관론과 비관론 모두 극단적이라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그는 자신이 보는 중국경제 전망을 경착륙(Hard landing)도 연착륙(Soft landing)도 아닌 ‘난착륙(Rough landing)’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한쪽에서는 연착륙을 이야기하면서 중국경제가 당국의 목표치인 7%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하고 경착륙 진영에서는 실질적인 4%대라고 하지만 둘다 틀렸다”면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5%, 내년에 6% 정도가 될 것이며 2020년쯤 되면 5%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그는 “수출과 자본집중 산업 위주의 경제성장에서 내수 중심,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하다보면 순탄치 못한 모습이 보일 수 있다”며 “중국 경제 둔화는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최근 제기되는 중국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적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는 “내년 이맘때쯤 글로벌 경기침체가 온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중국의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진다는 것인데 이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도 1자녀 정책으로 경제활동인구가 올해부터 감소하기 때문에 5%의 성장률로도 완전 고용 달성도 가능하다. 5% 성장도 세계 어느 국가보다 높은 엄청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향후 전망을 묻는 질문에 그는 자신이 주장하는 ‘뉴 앱노멀(New Abnormal)’의 시대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뉴 앱노멀은 뉴 노멀 시대 이후 시장 변동성이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상시적으로 존재해 불확실성이 매우 확대된 상황을 뜻하
그는 “세계 경제가 또 글로벌 침체로 가려면 중국 경제의 경착륙, 중동 사태 재연, 유로존 해체 등의 상황이 벌어져야 하는데 모두 가능성이 낮다”라면서도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디레버리징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생산성이나 투자도 충분치 않아 경제 성장률도 크게 높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