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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매장에 갈때마다 직원들이 달라붙어 이것저것 추천해주는 것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그냥 둘러보자니 어떤 옷이 좋은 지 고르기 어려워하는 ‘결정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딱 맞는 거울이 나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삼성전자 DMC연구소가 함께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마트 미러’다. 지난달 15일부터 시범과정을 거쳐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스마트 미러는 거울 형태의 디스플레이 옆에 설치된 카메라가 대상의 성별·연령, 입고 있는 옷의 색상과 패턴을 분석해 추천 의상을 제공한다. 거울 앞에 선 사람이 남성이면 남성용을, 여성이면 여성용 옷을 골라 지금 입고 있는 옷과 비슷하거나 어울리는 옷을 추천하는 것이다. 추천받은 옷들을 터치 스크린을 통해 확인한 후 매장내 어디에 있는지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지금 입고 있는 옷뿐만 아니라 매장에 있는 옷을 들고 서기만 해도 이 서비스는 똑같이 제공된다. 한 가지 옷의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면 비슷한 색상·패턴의 옷도 모두 보여준다. 붉은 색 체크무늬 옷이 마음에 들어 거울앞에 들고서면 굵은 체크부터 가는 체크무늬까지 붉은 색 계열 옷을 모두 보여주는 식이다. 물론, 이 옷과 어울리는 액세서리까지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거울에 표시되는 세개의 화면 중 가장 윗쪽에 있는 스페셜 화면에서는 시즌 머스트 아이템, 베스트 아이템, 신상품 등의 실시간 정보가 제공된다.
스마트 미러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스마트화 바람과 함께 보여주고 있는 세번째 ‘요술 거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옷을 들고 디스플레이 앞에 서면 해당 제품의 정보가 제공되는 ‘스마트 옷걸이’, 뒷모습을 거울에 비추고 돌아서면 3초전의 뒷모습을 녹화해 제공하는 디지털 미러를 만든바 있다.
삼성전자 DMC연구소는 세번째 버전인 이번 스마트 미러를 만들기 위해 1년간의 연구 개발과정을 거쳤다. 강석명 삼성전자 DMC연구소 책임은 “IT라는 기술적인 요소에 패션이라는 감성적인 요소를 녹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현재는 의상 추천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향후에는 거울을 보며 그 자리에서 갤럭시 기어나 삼성페이 등을 통해서 결제까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장에는 스마트 미러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이용한 다양한 디스플레이 제품들이 설치됐다. 매장 외부에 설치된 ‘스마트 어트랙션 2D’는 디스플레이의 이름처럼 ‘호객행위’를 하는 기기다. 지나가는 사람의 성별과 동선을 파악한 후 화면속 모델이 지나가는 사람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며 손을 흔든다. ‘스마트 어트랙션 3D’는 3D 화면용 안경을 쓰지 않아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화면을 이용해 빈폴의 옷을 입은 모델이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실제로 롯데월드몰의 입구쪽에 있는 빈폴 매장 앞에서 이 디스플레이들이 가동되자 지나가던 외국인은 물론 어린이들까지 호기심에 멈춰서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었다.
이 매장의 실험적인 스마트 기기들은 매장 매출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기기 설치 후 한달간 소비자 유입률은 전달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전체 빈폴의 매출도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매장의 매출은 전체 빈폴 매장의 매출 상승률보다 20%포인트 높은 실적을 보였다. 특히 주말에는 다른 매장보다 매출 증가폭이 50%포인트 가량 높았다. 장진영 빈폴 롯데월드몰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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