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두산, SK 등 국내 굴지 기업들의 운명을 가를 하반기 시내면세점 특허권 선정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기존 사업권을 필사적으로 지켜야하는 롯데와 SK, 신규 사업권을 획득해 기업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두산과 신세계 간 치열한 경쟁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번에 새로 사업자가 선정될 서울 면세점은 연내 특허가 끝나는 롯데의 본점과 월드타워점 면세점, SK의 워커힐면세점 등 서울에서 3곳이다. 지난 7월 ‘1차 면세점 대전’에서는 총 2개의 신규 면세점 티켓을 두고 7개의 기업이 경쟁한 반면 이번에는 3개의 기존 티켓을 놓고 4개 기업이 경쟁한다. 티켓 수와 경쟁자 수만 놓고 단순 비교해 보면 지난 1차 대전보다 경쟁률이 낮지만 이미 무려 3조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특허권을 각각의 기업이 ‘뺏고 지켜야하는 싸움’인 만큼 긴장감은 더 크다.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 총수들까지 발벗고 나서 지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세청이 이번 심사를 통상적인 특허연장(재심사)이 아니라 기존 업체를 포함한 모든 업체를 대상으로 원점심사를 한다고 밝힌 만큼 발표 직전까지도 어떤 기업이 승리의 티켓을 거머쥐게 될 지 미지수다.
◆잠실점, 워커힐점 수성 성공할까
기존점 수성이 목표인 롯데(본점,롯데월드점)와 SK측(워커힐면세점)은 30년 이상 면세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운용능력과 경영능력 측면에서 도전장을 내민 경쟁자들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자신한다.
특히 소공동 롯데 본점의 경우 지난해 약 2조원의 매출을 올린 단일면세점 기준 세계 1위이자 국내에서도 압도적인 1위인 상징적인 면세점이기 때문에 사실상 무난하게 특허연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전망이다.
롯데가 롯데월드점까지 수성에 성공할 경우 내년으로 예정돼 있는 호텔롯데 상장도 차질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재 출연까지 해 가며 직접 면세점 수성을 위해 발벗고 나섰던 만큼 면세점 수성→호텔롯데 상장→순환출자 해소로 이뤄지는 연결고리는 자연스럽게 신동빈 회장 체제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은 롯데가 면세점 업계를 독과점 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업권을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 놓고 있어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하지만 롯데가 월드타워점 재승인에 실패할 경우 막대한 후폭풍이 예상돼는 것도 부담이다. 당장 1300명에 달하는 월드타워점 인력의 고용문제가 발생할 뿐 아니라 자칫하면 국내 1위,세계 3위 면세점 기업이라는 타이틀도 내려놓게 될 수 있다. 호텔롯데 상장과 글로벌 진출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SK 네트웍스도 현재 워커힐 면세점에 906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SK 측은 “면세점을 뺏긴다면 워커힐 호텔 운영에도 문제가 생긴다”며 “카지노·면세점·엔터테인먼트·숙박이라 복합 리조트형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 워커힐 호텔에서 면세점은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면세점 동대문 시대 열릴까
동대문은 상반기 신규 서울 시내 면세점 대전에서도 롯데면세점·SK네트웍스 등 대기업 2곳과 중소기업 6곳을 포함해 총 8개 업체가 후보지로 선택한 최대 격전지였다. 이번에도 두산이 동대문 두산타워를 후보지로 내 건 데 이어 SK 네트웍스도 롯데월드타워점 특허를 겨냥해 동대문 케레스타를 신규 면세점 후보지로 고르면서 또 한번의 격전이 예상된다. 동대문은 연간 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 명동에 이은 대표적인 외국인 관광지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 면세점이 없어 관광수요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만큼 대기업 입장에서는 면세점으로 인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기대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번 신규 입찰 당시 가장 많은 기업이 면세점 후보지로 동대문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장의 티켓도 동대문에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이번 입찰에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게다가 SK네트웍스의 경우 기존 사업(워커힐) 수성과 신규 면세점 사업권 쟁탈을 동시에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두산은 입지의 강점은 있지만 면세사업 경험이 없고 그룹 내 유통 사업 규모가 적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 도심에 추가로 면세점 생길까
상반기 신규 면세점 입찰에 이어 두번째로 시내 면세점 도전장을 내민 신세계는 후보지로 서울 도심인 명동에 위치한 본점을 내 놨다. 지난번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본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 세운 이유는 ‘면세점의 입지는 관광객 수요를 따라가야한다’는 이유다. 롯데면세점 본점이 감당하지 못하는 수요를 나눠 부담하면서 명동 내 관광 시설을 정비하고 집약적으로 개발해 여행객들의 편의와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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