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면세점 대전’에서 방어에 실패함에 따라 적지 않은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 상장은 물론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일정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는 14일 발표된 서울 면세점 특허전에서 국내 1위 매장인 소공동 롯데면세점은 지켜냈지만 잠실 월드타워점은 두산에게 뺏겼다. 롯데는 이번 면세점 입찰전에 사실상 그룹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다. 그만큼 절박했다는 이야기다. 패배의 충격이 큰 이유다.
우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호텔롯데 상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롯데측은 심사결과가 발표된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호텔롯데 상장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걸림돌이 많다. 호텔롯데는 영업이익의 95% 이상을 면세점 사업을 통해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에 월드타워점 특허를 상실한 것은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월드타워점 연간 매출은 5000억원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월드타워점이 문을 닫으면 기업의 가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실사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업 가치 하락으로 당초 예상했던 만큼의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상장심사를 담당하는 한국거래소측도 “롯데면세점이 두 곳의 재허가를 승인받지 못하면 호텔롯데 상장의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이번 결과로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신 전 부회장측은 현재 시점에서 호텔롯데의 상장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
더욱이 신 전 부회장은 롯데가 면세점 재승인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인 쓰쿠다 일본롯데홀딩스 사장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는 등 파상공세를 지속했다. 이같은 신 전 부회장의 행보는 롯데의 면세점 수성에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두곳의 면세점을 모두 지켜내 ‘원톱’ 리더십을 강화하려던 신동빈 회장의 구상에 흠집이 생긴것이다.
경영권 분쟁에 따른 부정적 여론 외에 독과점 논란도 롯데측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다른 후보들은 롯데의 면세점 시장점유율이 50%가 넘기 때문에 공정한 시장경쟁을 위해서 다른 기업에게도 면세점 사업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독과점 논란이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롯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심사위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롯데그룹은 이번 재승인 발표에 대해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에 나타난 부족한 부분을 잘 파악하고 보완해 소공동 본점을 비롯한 나머지 면세점을 더욱 잘 운영해 세계 1위 면세기업이 될 수 있다록 절차탁마의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어 “지금의 롯데면세점이 있기까지 동고동락해온 월드타워점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오랜 시간 신뢰 관계를 맺어온 파트너사가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으로 보나 운용능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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