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떻게 최고의 인재를 얻는가’라는 저서를 펴낸 이곤젠더인터내셔널의 수석고문 클라우디오 페르난데즈 아라오즈. 그는 매일경제 ‘더 비즈 타임스’ 팀과 인터뷰하면서 점점 더 힘들어지는 21세기 의사결정에서 조직에 가장 적합한 상위 1% 인재를 얻는 비결에 대해서 들려줬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헤드헌터로 꼽히는 등 ‘인재 선발의 달인’으로 통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한국도 이제 저성과자의 일반 해고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일반 해고가 가능해진 상황이 종업원들의 충성도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종업원들을 해고하지 않는 하나의 이유는 동정심이다. 우리는 모두 사회적 동물이고 상당수의 인간은 다른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상황을 만드는 것을 어려워 한다. ‘그의 기분은 어떻게 하지? 그의 미래는? 그의 가족은? 인정 많은 사람처럼 우리는 좀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것들은 물론 좋은 본능이다. 하지만 당신은 다른 방식으로 동정심이 발휘되도록 할 수 있다. 동정심으로부터 유발된 무대책이 불러일으킬 장기적인 결과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말이다. 누군가가 심각할 정도로 저성과를 내고, 당신을 수년 동안 실망시켰는데도 당신이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결국에 발생할까? 그룹의 성과가 안 좋아질 것이고 당신의 분노는 쌓여 갈 것이다. 어떤 지점에서 당신이나 당신의 상사는 그 사람을 더 많은 나이에 아마도 더 거칠어진 직업 시장 안에서 해고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실제로 조금 거친 애정을 지금 그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행복한 결론을 만들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당신의 동료가 정해진 기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그에게 정직해져라. 그가 개선될 수 있도록 도와라. 어떤 다른 종류의 일과 역할이 그에게 더 적합하겠는지 체크해라. 그러나 절대로 침묵하지는 말아라. 당신 주변에 대한 솔직함과 우려는 어떤 리더에게나 필수적인 두 가지 도덕적 의무다.
결국 사람들을 회사로 이끌어 당기는 것은 기회와 공정함과 예측 가능성의 조합이다. 사람들은 이사가 될 확률이 10%도 안 된다는 확률을 알면서도 회사에 입사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 길을 따라가면서 공정하게 평가를 받는 동시에 어떤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전문성을 특별히 개발할 수 있는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인사에 있어 의사 결정을 제때 해야 한다는 소리인데, 의사 결정의 지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사람에 대한 우리 결정에서 관성과 싸울 필요가 있다. 내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약 절반의 잘못된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고 있다는 걸 인정한다. 우리는 정원의 헛간을 깨끗이 치우는 것과 같은 불쾌한 일들을 피하고 싶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미룬다. 지연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공식적인 약속을 만드는 것이다. 신경과학자인 데이비드 이글맨(David Eagleman)은 이것을 ‘율리시스의 결정’이라고 명명한다. 사이렌의 부름을 확실히 거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화의 영웅은 자기 스스로를 배의 돛대에 묶었다. 이처럼 당신의 미래가 불편한 평가와 결정을 지연시키는 것을 하지 못하도록 예방할 필요가 있다. 정기적으로 너희 팀 각각을 평가하겠다고 엄숙한 약속을 만들어라. 당신의 캘린더에 이것을 적어둬라. 당신의 상사에게 당신이 이것을 하고 있다고 말해라.
-한국은 점점 경력직을 선호하는 체계로 바뀌고 있다.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 있을까
▶당신이 회사가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다르다. 당신이 조직의 피라미드에 기초해서 뛰어난 사람들을 고용해 왔다면 시니어 레벨에서 외부로부터 채용을 하는 것은 매우 드문 예외가 될 것이다. 물론, 당신이 지속적으로 채용을 하고, 유지하고 뛰어난 사람들을 개발해오지 않았다면 당신은 밖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물론 당신은 상품이나, 서비스나 시장의 관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갈 때 종종 특별한 전문가들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
그러나 최고로 뛰어난 조직들은 성과가 뛰어난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들을 안에서부터 승진시키는 것으로 유지해왔다. 이러한 후보자들은 그들의 가치와 기능에 기초해 평가돼 왔다. 그들은 적절한 내부 인맥을 가지고 있다. 실패 리스크는 낮고, 그들의 기대되는 기여는 보통 더 높다. 왜냐하면 재능은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쉽게 이동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내부 인재를 개발함으로써 최고의 후보자들이 당신의 회사에 함께 머물고 그들의 최선을 다할 동기를 더 크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높은 자리를 모두 외부인사가 차지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는다.
-외부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더 큰 회사에서 데려오는 것과 더 작은 회사에서 데려오는 것 중 어떤 것이 바람직할까
▶일반화하기 힘들지만 나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동료와 친구들이 다음과 같은 것을 입증했다. 당신이 인력, 프로세스, 시스템, 브랜드 등의 관점에서 풍족한 회사가 아니라면 ‘부유한’ 회사에서 평균적인 사람을 뽑는 것보다는 좀 더 ‘가난한’회사에서 ‘스타’를 채용하는 것이 낫다. 왜냐면 부유한 회사의 평균적인 사람은 그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풍족한 자원이 없이는 높은 레벨의 성과를 내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는 시스템으로 채용 타율제를 도입할 것을 말했다
▶GE의 전임 회장 잭 웰치와 수지 웰치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전임 편집장은 채용 타율제를 추적할 것을 제안했다. 후보자들을 인터뷰하는 각각의 채용담당관이 ‘채용’또는 ‘불채용’ 둘 중 하나만 고르도록 한다. 6개월 후, 새로 들어온 종업원들은 성과에 따라 평가된다. ‘하위’, ‘적합’, ‘기대 이상’으로 말이다. 이 경우 회사는 각 채용담당관의 채용 타율 또는 정확도를 계산할 수 있게 된다. 만약 한 담당관이 10명의 후보자들에게 ‘채용’을 표시하고 6개월 후 그들 중 여덟명이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냈다면 그의 채용 타율은 8할이 된다. 그리고 그는 채용을 담당하는 자리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단순한 제도는 최소한 네 가지의 이점을 갖는다. 첫째, 면접관들 중 알골과 쭉정이를 구분할 수 있다. 둘째, 관성과 싸운다. 인사 채용의 안 좋은 부분들이 곪아 터지기 전에 평가할 수 있도록 강제한다. 셋째, 채용 담당관들의 성과를 높이도록 유도한다. 웰치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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