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백화점들의 세일 기간이 연간 100여일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화점 전 지점이 동시에 진행하는 정기 세일 기간만 집계한 것으로 명절 기념 할인 행사는 물론 각 브랜드별로 이뤄지는 할인 이벤트를 포함하면 사실상 세일 일수는 100일을 훨씬 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정기 세일에 나선 날수는 2013년 101일, 2014년 102일로 집계됐다. 올해의 경우 현재까지 97일 세일 기간으로, 연말까지 100일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 역시 재작년과 지난해 각각 101일과 102일 정기 할인 행사를 펼쳤으며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3년간 101일, 86일, 78일간 세일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세일 일수는 백화점 전 지점이 동시에 진행하는 정기 세일만을 집계한 것”이라며 “명절과 크리스마스 등을 계기로 펼치는 각종 할인 행사를 포함하면 세일 기간은 더 길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정부 주도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와 민간 주도의 ‘K-세일데이’ 등 대규모 할인 이벤트가 많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세일 일수는 더 많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올해 들어 처음 외부 행사장을 대관해 여는 창고 대방출 성격의 ‘출장 세일’까지 열어 소비자들의 할인 체감도를 더욱 높였다.
각 매장으로부터 매출에 따라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는 백화점의 수익 구조상 할인 행사 등을 통해 판매 촉진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장기화된 내수 불황에 각종 규제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면 할인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세일이 잦다 보니 오히려 세일에 둔감해지는 역효과가 나고 있다. 세일을 하지 않는 기간 백화점에서 정상가를 주고 사는 게 손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고급매장
한 백화점 직원은 “긴 세일 기간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떨어트린다는 의견이 많다”며 “워낙 세일 행사가 많아 제 값 주고 물건을 산 고객들 사이 불평이 많고, 과거 백화점의 고급스런 이미지는 실추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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