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가계 빚이 3분기 현재 1166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분기 증가액 가운데 가장 많은 34조 5000억원이 늘었다. 저금리 영향과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로 주택 담보 대출이 늘어난데다 신용카드 씀씀이가 커진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4일 9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이 1166조 374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계 빚은 작년 1분기 이후 상승폭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기 대비 잣대로 작년 2분기 13조 4000억원 증가에서 작년 3분기 20조 6000억원 증가로 오름세를 타더니 올해 2분기에는 33조 2000억원이 늘었다. 전기 대비 증감률은 올 2분기와 3분기 각각 3.0%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4분기 3.3%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속도라면 가계 빚이 올해 4분기 1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신용카드 사용 등 판매신용 잔액이 크게 늘었다.
신용카드와 할부금융 사용액을 가리키는 판매신용 잔액은 3분기 현재 63조 4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보다 약 6.6%인 3조 9000억원 늘어났다. 판매신용 잔액은 올 2분기 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2분기 보다 신용카드회사 부문에서 3조 2000억원, 할부금융회사 부문에서 8000억원이 각각 증가한데 반해 백화점 자동차 등 판매회사부문에선 1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대해 신성욱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올 3분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난 데다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은 3분기 현재 1102조 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기보다 약 30조 6000억원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기 대비 잣대로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2분기 3조원 감소에서 3분기 11조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연구실장은 “지금 가계 빚은 분양을 위한 집단대출과 관련이 많다”며 “만약 공급 과잉으로 2~3년 후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경우 대출 받은 사람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덕 기자 /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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