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동통신 사업자 심사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30일 제4이통을 신청한 세종텔레콤, 퀀텀모바일, K모바일 등 3곳을 심사 중이다. 신청자 적격 심사는 모두 통과했다. 27일 미래부 관계자는 “적격 심사는 제출한 서류가 제대로 인 지를 보는 것인데, 큰 문제는 없었다”며 “3개 신청 사업자에 통과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래부는 사업성과 재무능력 등을 검토해 내년 1월 최종 사업자를 발표한다.
제4이통이 출현한다면 국내 이통시장은 일대 격변을 맞게 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강 구도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변화에 대한 기대 못지 않게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신규 사업자를 찾아왔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그만큼 적격 사업자 찾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사업 의지만큼은 강력하다. 중소기업 컨소시엄인 퀀텀모바일은 탄탄한 자금력과 폭넓은 주주 구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퀀텀모바일 관계자는 “통신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중기 150여사가 참여한다. 자금력이 가장 탄탄하고 경제 파급효과도 크다고 자신한다”면서 “제4이통은 경쟁력 있는 중기가 이통산업을 발판으로 신성장 동력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퀀텀은 초기 설립 자본금은 1조원을 제시했다.
세종텔레콤은 통신사업 경험과 인프라스트럭처가 강점이다. 1996년 신규 통신사업자 선정으로 등장한 온세통신을 출발점으로 한다. 국제·시외전화 등 다양한 통신 사업을 했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지금은 민감한 시기여서 조심스럽다”면서도 “통신 경험과 기간통신망을 갖춘 인프라는 제4이동통신사업에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세종텔레콤은 초기 설립 자본금은 4000억원을 제시했다.
‘영원한 제4이통 후보’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은 이번에 후보군에 오르지 못했다. 대신 KMI 출신 김용군 대표가 주도하는 K모바일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직 K모바일 주주 구성과 자본 조달 계획 등은 베일에 가려져있다. 초기 설립 자본금은 1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는 ‘제4이통사업자 등장 전망과 과제’라는 리포트에서 “국민들의 가계 통신비를 인하하고, 이동통신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서 신규사업자의 성공적인 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도 제4이통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제4이통사가 3조원을 직접투자할 때 수만개 일자리가 생기고, 통신비 절감 비용이 다른 분야 소비로 옮겨가면서 간접 투자를 촉진할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정부는 제4이통사업자에 파격적 지원을 할 예정이다. 신규 사업자에 6년간 주파수 40㎒폭을 이용하는 대가로 1646억원 받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사업 추진때 보다 1000억 원 싼 가격이다. 경매로 책정되는 시장가격(약 1조원)의 20%선이다. 또 사업 초기에는 기존 사업자 망을 할인된 가격에 빌려 쓸 수 있게 해주고, 출범 후 5년간 단계적으로 전국망을 구축하도록 여유를 줬다. 초기 투자비 부담을 덜기위한 조치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통신사업은 망 구축 비용으로 1조~2조 원이 든다. 신청자들이 2조원 이상 자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업계는 회의적이다. 지난 5년간 6차례 사업자 선정이 모두 무산된 것도 재무능력을 검증받은 신청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6차례 고배를 마신 KMI, 2번 탈락한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는 재무능력 항목에서 점수를 받지 못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망 구축과 유지 보수에 2조 이상이 들어가는데, 자금을 감당할 중소기업이 없다. 허가를 받은 뒤에도 문제다. 자금 부족으로 망을 구축하다가 중단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국내 이통 시장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고 공급이 초과된 상태여서 신규 사업자 수익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이통 가입자는 5721만명(2014년 기준)으로 보급률이 110%에 달한다. 이통 3사 영업이익은 2010년 4조9830억원에서 2014년 2조1090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고가요금제 시장은 기존 이통 3사가 차지하고 있고, 저가 시장은 알뜰폰이 흡수한 상태다. 제4이통이 수요를 찾기 힘든 구조”라면서 “대기업이 제4이통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를 뽑는 게 중요하다. 재무적 능력과 경영전략,
[이선희 기자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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