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유통강자 대형마트가 신흥 유통채널인 소셜커머스를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 그 동안 소셜커머스에 비해 취약했던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고 신선식품 위주의 빠른 배송 시스템을 앞세워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달 기존 모바일 부문을 모바일사업본부로 승격하고 인원을 2배 가까이 늘렸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 모바일 주문 건수가 월평균 97.9% 성장하면서 모바일 시장 성장에 대한 내부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뿐 아니라 롯데 계열사간 쇼핑 채널을 공유하는 ‘옴니 채널’에 주목하고 있다. 즉,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렌터카와 함께 정해진 시간에 주문 상품을 받아보거나 점포 픽업데스크에서 제품을 수령하는 식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스마트픽을 이용하면 주차부터 출차까지 기존 매장 쇼핑보다 평균 1시간 가량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2월에는 경기도 김포에 연면적 2만9500㎡,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해 하루 배송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온라인몰 재고를 김포 물류센터에서 독립적으로 관리하면 하루 1만건 이상의 배송이 가능할 것으로 롯데마트는 내다보고 있다.
홈플러스도 오는 31일 기점으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개편을 단행한다. 그동안 고객좌담회를 통해 청취한 의견을 바탕으로 기존 상품 위주의 판매가 아닌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테마쇼핑을 중심으로 앱을 구성했다. 쿡방, 건강식품 등 실시간 이슈 상품이나 시즌성 상품은 메인 페이지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고 기존 5개 메뉴도 10개로 늘린다. 1+1상품이나 균일가 상품 등 기획전이나 모바일 사전예약 서비스도 활용하고 결제 간소화 서비스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할 만 한 것은 ‘피커(장보기 도우미) 서비스’다.
피커 서비스란 소비자의 거주지 중 가장 가까운 홈플러스 매장에서 피커가 직접 좋은 상품을 골라 주문 당일 콜드체인 차량을 통해 상품을 배송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93개 점포에서 820여명의 피커를 운용하면서 피커를 이용한 하루 주문 건수는 점포당 220여건에 달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피커 서비스를 실시한 이후 온라인마트 내 신선식품의 매출 비중이 올해 처음 30%를 넘어섰다”며 “전년동기 대비 신장률도 지난해 29.4%에서 올해 41.5%로 급등해 대형마트의 신선식품을 퀵배송해주는 것에 소비자들이 크게 만족해함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내년 초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주문 시 50분 이내 배송하는 퀵배송 서비스 지역도 늘려갈 계획이다.
이마트는 장보기 특화몰로 승부수를 띄운다.
일부 직접매입 상품을 제외하고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계하는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와 달리, 대형마트는 직접 매입한 상품만 판매하기 때문에 상품 구색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소비자 민감도가 높은 식품에서 MD를 강화해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이마트몰에서 식품 카테고리의 판매 비중은 전체 70%에 달한다. 배송이 까다로운 신선, 냉장, 냉동 상품이 주를 이룬다. 이마트는 지난해 800억원을 들여 수도권 남부권역 15개 점포를 전담하는 온라인 전용 보정센터를 오픈한 이후 신선식품 입고부터 재고보관, 소분, 포장, 배송까지 전 과정에서의 상온 노출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작업장은 평균 8도 이하로 운영되며 선도 관리가 가장 중요한 수산은 센터 내 별도의 소분실를 갖고 배송시간에 맞춰 칼질과 포장 등 상품화 작업이 이뤄진다”며 “이에 따라 30%에 머물던 당일 배송 비중도 올해 들어 70%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출근이나 퇴근하면서 장을 보는 ‘출장족’과 ‘퇴장족’이 늘어난 만큼 내년에는 모바일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25% 수준이던 이마트몰 모바일 매출 비중은 올해 44%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또 내년 초 김포에 제2온라인 전용 센터를 열고 2020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 6개의 온라인 전용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역신장을 계속하는 대형마트와 달리 온라인 쇼핑 시장은 매년 50% 넘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생필품과 식품 카테고리에서 50~60대 중장년층까지 온라인 쇼핑이 사로잡으면서 해당 부분 성장세가 전년 동기간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소셜커머스의 경우 연매출은 1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대형마트에 한참 못 미치지만 거래규모는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라인몰에서만큼은 경쟁사를 타 대형마트가 아닌 소셜커머스로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셜커머스에 비해 취약했던 모바일 앱을 강화하고 신선식품의 빠른 배송을 무기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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