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과 이과생이 입사한 이후 보여주는 성과 수준은 개인적 역량의 차이에 따른 것이지 문과나 이과 차이에 따른 것은 결코 아닙니다.”
글로벌 HR 전문 컨설팅업체 타워스왓슨의 김기령 한국지사장은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기업들이 임직원들의 성과 예측 기준을 삼을 때 문·이과 구분은 결코 그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김 사장은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사물을 더 단순히 본다든지 논리적이라든지 여러 말이 있지만 이것은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검증이 되었더라도 개인 역량이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지 문·이과 구분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 예측 변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마디로 “문·이과는 너무 큰 분류 형태고, 이를 기초로 분류하고 나누는 것은 (기업차원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사장은 기업이 채용시 문·이과를 구분하는 경우는 주로 신입 채용의 경우에 해당되고 경력직이나 임원직 채용에서는 문·이과의 구분이 사실상 없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문·이과 구분이 크게 강조되는 채용은 신입의 경우인데 이러한 인력은 대학 전공 이외에 다른 경험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경력과 임원직 채용에서는 문·이과 구분보다는 관련 분야의 경험과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임원의 경우 (경험과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해외 사례에 대해 물어보자 김 사장은 해외에서도 이과 출신, 특히 공대 인력을 선호하는 경향은 있으나 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혁신은 ‘다양성’에서 나온다”며 “예를 들어, 인텔 연구소에서는 공대 출신뿐만 아니라 심리학이나 인류학 출신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선 직무에 상관없이 문과를 기피하고 이과 위주로 채용하는 모습은 ‘걱정스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뛰어나다는 건 근거없는 추측일뿐이냐고 물어보자 김 사장은 ‘기술적 추이에 대한 이해와 통찰’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이과생이 더 낫다고 인정했다. 특히 지금처럼 기술의 진보가 비즈니스를 좌지우지하는 시대에서는 어느 정도 이과 우대 현상은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과 같은 문·이과 구분형 인재보다는 융협형 인재가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교육이 기업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김 사장은 “문과 출신이라도 기술의 추이와 이를 학습할 방안을 만들면 회사에 공헌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문과 출신 인재를 ‘테크노 MBA’에, 이
더 나아가 그는 “정부가 앞장서서 문·이과 구분을 없애야 한다”며 “영어처럼 어릴 때부터 기술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미래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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