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40대 직장인 김희준 씨는 명절 때마다 부산 부모님 댁으로 향한다. 자동차로 10시간을 넘기는 ‘귀향전쟁’을 치르려면 뱃속이 든든해야 한다. 경부고속도로 초입부터 막히면 서울만남의광장(부산방향) 휴게소에 들러 ‘말죽거리소고기국밥’을 먹는다. 한우와 사골을 특수가마솥에서 48시간 우려내 국물이 깊고 진하다. 담백한 고기와 당일 공수한 신선한 채소의 조화가 일품이다. 가격은 6500원으로 합리적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맛집은 지친 여행객에게 큰 위안을 준다. 최근들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별미까지 등장해 식도락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고객 3만여명과 대학 조리학과 교수, 호텔 조리장을 조사해 휴게소 대표 음식 ‘EX-FOOD’ 톱 10을 선정했다. 매일경제신문이 블로거와 음식 전문가들을 통해 이들 음식 맛과 가격 적정성 등을 확인해보니 이유있는 선택이었다.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경부선 부산방향 건천휴게소 ‘누구나 돌솥비빔밥’(7000원)은 식감이 뛰어났다. 식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각각 재료를 따로 양념했고 고기와 야채, 김가루를 가득 넣었다. 고추장이 맵지 않고 직접 담근 수정과 후식도 맛있다.
경부선 부산방향 평사휴게소 ‘애플수제등심돈가스’(7500원)는 영천사과로 만든 새콤달콤한 소스와 육질의 궁합이 잘 맞다. 바삭하게 잘 튀겨 돈가스 본연의 맛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부선 서울방향 죽전휴게소 ‘죽전임금갈비탕’(8000원)은 양질의 우갈비와 수삼 등 각종 한방재료를 넣고 우려낸 보양식이다. 깊고 깔끔한 맛으로 소문이 났다.
경부선 서울방향 황간휴게소 ‘돼지김치찌개’(7000원)는 푸짐한 생돈육과 각종 양념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묵은지의 톡 쏘는 맛이 살아 있어 국물이 얼큰하고 시원하다.
경부선 서울방향 옥천휴게소 ‘한방닭곰탕’(7000원)은 느릅나무껍질, 헛개나무, 황기, 인삼을 넣은 보양식이다. 12시간 끓여 국물이 진하다.
순천·완주고속도로 광양방향 오수휴게소 ‘임실치즈철판비빔밥’(7500원)은 소불고기 철판 볶음에 임실치즈를 얹어 고소하다. 비빌수록 치즈가 실처럼 뒤엉켜 밥과 잘 어우러진다.
남해고속도로 부산방향 섬진강휴게소 ‘김치찌개’(6000원)는 국내산 돼지고기와 김치, 버섯 등을 넣어 끓여냈다. 직원들이 음식을 갖다 주며 섬진강 풍경을 바라보며 먹을 수 있는 명소다.
남해고속도로 순천방향 사천휴게
남해고속도로 순천방향 문산휴게소 ‘된장찌개비빔밥’(8000원)은 강된장과 해산물, 야채로 육수를 우린 된장찌개와 채소가 듬뿍 들어간 비빔밥의 조화가 훌륭하다. 강된장에는 조갯살과 새우살 등이 들어가 있다.
[전지현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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