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항공부품업체들이 미국 보잉사에 차세대 소형 여객기 공동개발을 제안했다.
지금까지는 동체 부품 등을 단순 납품하는데 그쳤지만 앞으로는 직접 돈까지 출자할 테니 공동개발을 한후 수익을 나누는 파트너십 계약을 하자는 것이다.
이는 항공기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항공시장에서 영향력도 확대하려는 노림수로 보인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후지중공업 등 3사는 보잉사가 2017년 상업운용을 시작할 중소형여객기인 ‘737MAX’ 후속기를 개발할 때 단순 납품이 아닌 공동개발 방식을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일본 업체들이 공동개발을 제시한 것은 최근 70~90석 규모 소형여객기 자체 개발에 성공해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췄다고 보고, 이제는 좀더 큰 중소형기 개발 기술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청 관계인 일본업체들이 단순 납품 대신 공동개발 파트너십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항공기 핵심 부품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잉의 최신 여객기 787기는 미쓰비시가 주날개, 가와사키가 동체, 후지가 중앙날개를 맡는 등 전체 부품의 35% 가량을 일본 업체들이 납품하고 있다. 일본 기업 부품이 없으면 여객기 제작이 불가능한 구조다.
일본 업체들은 앞으로는 하청관계를 청산하고 최소 수천억엔(약 수조원)이 소요되는 개발과 양산과정에 돈을 출자해 개발·양산에 직접 참여하고 위험도 함께 하는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보잉사는 일본 업체들의 제안을
보잉과 공동개발이 성사되면 혼다그룹이 6~7석 규모 초소형 여객기, 미쓰비시중공업에 100석 미만 소형 여객기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일본 업체들이 중대형 여객기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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