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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철 센터장(왼쪽)과 최지호 교수가 코엑스 슬립앤슬립 체험존에서 잠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이 센터장이 강한 어조로 운을 뗐다.
“잠들기 2시간 전부터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건 많이 아시죠. 그런데 실천을 안합니다. 심하게 말하면, 그건 숙면의 밤을 ‘난도질’하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심각한 ‘수면 빚’에 시달립니다. 이건 일시상환도 안되고요. 갚지 못하면 언젠가 파산하겠죠. ‘건강 파산’이고 ‘수명 파산’입니다. 모든 걸 잃는거죠.”
최 교수가 ‘에디슨의 저주’ 이야기로 말을 받았다. 인류가 전기의 발명으로 생산력을 얻었지만 수십만 년 유지해온 생체 리듬을 잃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잠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수면부족의 위험성을 너무 모르거든요. 치매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한 것도 그렇고 뇌혈관·심장질환, 고혈압과 당뇨까지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거든요. 분노조절장애 같은 욱하는 문화, 자살 증가, 불안과 우울상태 모두 수면과 직간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습니다.”
이 센터장은 책을 쓰면서 수면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책을 쓰기 위해 국내 수면 전문가들이 의기 투합했다. 세계수면학회(WASM) 국제 수면의학 인증시험에 국내 의사 중 최초로 합격해 ‘수면질환 전문가(Sleep Disorders Specialist)’ 자격을 취득한 최 교수를 비롯해,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에서 침구와 아동수면을 연구해온 조은자 선임연구원, 수면과 침실환경의 연계성을 설명한 고진수 부소장, 박성빈, 백혜신, 고정욱 연구원 등이 각각 전문분야 집필을 맡았다.
이 센터장은 “자정을 0시라고 표기하듯, 하루의 시작은 밤이다. 이제 낮이 아닌 밤을 경영할 때”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깨어있는 2시간당 1시간은 자야 한다. 16시간을 깨어 있는다면 8시간은 자야 낮의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누가 몰라서 못 자느냐”고 되물었다. 야근에, 회식에, 공부에, 육아에, 살림에 시간이 없어서 그렇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잠을 ‘삶의 우선순위’로 올려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하루를 계획하자는 겁니다. 특히 ‘내게 맞는 수면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5시간 자도 거뜬한 사람이 있고 9시간을 자도 모자란 사람이 있어요. 아침형인지, 저녁형인지도 사람마다 다르고, 좋아하는 수면자세도 제각각이고요. 그걸 파악해서 삶의 패턴을 바꾸는 게 핵심입니다. 당장 적정 수면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면 내가 편안한 베개 높이와 침구 스타일을 체험해보세요. 수면의 질을 높일 방법을 찾아야죠.”
밤샘 근무가 많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서는 ‘근무 1~2시간 전에 잠깐 눈을 붙이고, 선글라스를 쓰고 퇴근하라’고 조언한다. 낮잠은 오후 3시 이전에 20~30분 정도가 적당하다. 쉬는 날 몰아자는 것은 금물이다. 최 교수는 “기상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하고, 휴일 전날 한 두시간 더 일찍 잠드는 식으로 잠을 보충하라”고 권했다.
“잠들기 2시간 전부터 ‘숙면의 밤’을 준비하세요. 조명을 어둡게 하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좋습니다. 아침식사는 콩밥과 계란, 육류·생선 등 트립토판(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을 증가시키는 데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많은 식품들로 먹고 낮에 햇빛을 많이 쬐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최 교수가 조언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CEO의 마케팅과 전략기획을 총괄했던 이 센터장은 리더들이 잘 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CEO들에게 ‘수면 경영’을 권하고 싶습니다. 아리아나 허핑턴포스트 회장의 말처럼, 리더가 잘 자야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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