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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허라이즌스호의 명왕성 관측을 다룬 18일자(한국시간) 사이언스지 [사진 = 사이언스] |
NASA는 NASA의 무인 탐사선인 ‘뉴허라이즌스호’가 지난해 7월 명왕성을 근접 통과하면서 얻은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결과를 다섯 편의 논문으로 나눠 한국시간 1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NASA와 미국 콜로라도대, UC산타크루즈 등 공동연구팀은 뉴허라이즌스호가 보내온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명왕성의 지형과 대기 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뉴허라이즌스호가 명왕성을 스쳐 지나가면서 찍은 사진을 분석해 명왕성 표면에 ‘빙하’가 지나간 것과 같은 흔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명왕성 표면에 있는 질소와 이산화탄소로 인해 생긴 흔적이라고 추측했다.
명왕성의 온도가 영하 233.15도로 상승하면 행성 표면의 질소와 이산화탄소가 유동적으로 변한다. 이때 이 위에 올라가있던 얼음덩어리가 미끄러지면서 명왕성 표면에 ‘상처’를 입히게 된다. 그 결과로 협곡과 같은 지형이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태양의 고도가 높은 지역이나 명왕성이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근일점’에 다다르면서 명왕성의 온도가 상승하면 표면에 있는 메탄까지도 유동성을 갖게 돼 복잡하고 다양한 지형이 만들어진다.
명왕성의 대기를 분석한 결과 질소와 메탄이 주성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표면의 질소와 메탄은 기화하면서 대기를 이루지만 곧 다시 지표로 떨어지게 된다. 명왕성이 태양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 상층 대기의 온도가 낮기때문에 기화됐던 질소와 메탄이 다시 응결해 지표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명왕성의 경우 중력이 약해 기화된 질소와 메탄 중 일부는 태양풍과 충돌하면서 우주공간에서 이온화돼 흩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명왕성이 어떤 변화를 겪으면서 지금의 대기가 형성됐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 행성과학그룹 최영준 책임연구원은 “명왕성은 꽁꽁 얼어있는 행성”이라며 “중력이 약한 명왕성에서 메탄, 질소 등이 기화돼 도망쳐나오는데 태양풍의 영향으로 이온화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뉴허라이즌스호가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명왕성의 위성인 스틱스, 닉스, 케르베로스, 히드라 등에 대한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이들 위성은 명왕성이 생성될 때 큰 천체 두 개가 충돌한 뒤 떨어져나간 나머지 잔해의 일부분이 모여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모양이 불규칙한 것이 특징으로 연구팀은 4개 위성이 밝게 빛나는 이유는 표면에 얼음이 많아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 데이터를 통해 행성의 진화과정을 좀 더 자세히
최 책임연구원은 “명왕성이라는 얼음왕국의 세계를 우리가 처음으로 만난 것”이라며 “행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많은 숙제를 던져준 것으로 앞으로 이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많은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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